"중공작가들은 흡하 월급장이"|중공원로작가 파금「파리」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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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럽」문단이 금년도「노벨」문학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는 중공작가 파금이 중공작가연
맹사절단을 이끌고 50년만에 다시「파리」를 찾았다. 파금은 정치체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
했으나 그의 문학수업이나 중공의 문단사정에관해 비교적솔직하게이야기했다.
1927년부터 수년간 주은래·등소평과함께「프랑스」에 유학, 경제학을 전공한바 있는 그의 방
문을 축하하기위해 초기작품『가』라는 대하소설이 「프라마티옹」에 의해 출판돼 큰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중공에서 저작권 수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작가는 거의없다. 구체제밑에서 작품만으
로산 작가는 노신·모순파나뿐이며 나는 오늘날에도 저작권 수입만으로살고 있다.
나는 지금도 많은 작품을 쓰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공작가들은 모두 국가의 월급장이가 되
었다8고 중공문단실정을 구체적으로 밝힌 파금은 『하루에 8천자를 써야만 작가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유행어를 인용하면서『1년에 한두편의 작품발표만으로는 굶어죽기에 알맞다』고 어
두운 측면을 공개했다.
『임표와 사인조는 근본적으로 파괴적인 행동을 취했다』고 문화혁명에대해 부정적 자세를 보
인 그는 작년에 상해에서 『가』를 재판, 순식간에 50만부가매진돼, 1백만부를 더찍을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혁명때 고문이나 매를 맞은적은 없으나 정신적고문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체험했다고 고
백한 이작가는 큰 정원이 있는 큰집에 부자로 살았기 때문에 특권계급의 특혜를 받은 무리로 비
판당했으며 여러차례 자아비판을 공개적으로 해야만했다고 술회하고『처음에는 있지도 않은 죄를
고백했으며 종국에는 나의 작품이 비혁명적인 반동문학이라고 스스로 비판해야만 했다』고 암흑
기의 악몽을 되새기기도 했다.
중국의 봉건가정 해체과정을 사실주의적으로 묘사한『가』는「투르게니에프」와「톨스토이」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말한 파금은 중공문학에서구문학이 많은 공헌을 했다고 평가-. 「로맹·
롤랑」「모파상」「에밀·졸라」「빅토르·위고」「루소」등이 중공에서 널리 읽히고 있으며 특
히「모파상」과「졸라」는 『나의 스승』이라고 했다.
그는 문학혁명때의 지식인의 고민과 상황을 주제로한 두 개의 소설을 쓰고있으며『나의 사상』
이라는 자전을집필중이라고.
불문화상·외무성고위관리·불작가연맹의 극진한 대접을 받은 75세의 파금은 자유분방한「파
리」를 산책하면서 상해의 폐쇄된 사회를 잊은 듯, 작가다운 솔직한 발언으로 서구문단에 그의
존재를 재확인시키고 있다.【파리=주섭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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