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래여행] 공항과 항공여행의 미래

중앙일보

입력

‘2024년 7월. 직장인 이진홍씨 가족은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다. 출국 한 시간 전 인천공항에 도착했지만, 체크인과 출국 수속까지는 단 5분만에 끝났다. 탑승하기 전까지 이씨는 냄새와 진동까지 느낄 수 있는 4D영화를 보고, 아내와 아이들은 공항 옥상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기내에 들어서 자리에 앉으니 좌석이 이씨의 몸에 맞게 변형됐다.’

영국에 본사를 둔 전세계 여행 가격 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10년 뒤 공항과 항공여행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2024 미래여행:공항과 항공여행의 미래’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미래학자 다니엘 버러스와 이안 여먼 박사,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브 코플린 영국 최고계획책임자,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의 스티브 브라나키스 총괄 이사 등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에 따르면 2024년의 공항에서는 고도로 발달한 디지털 태깅(Digital-tagging) 기술로 체크인 때에 길게 줄을 설 일도, 수화물을 잃어버릴 염려도 없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 안면과 홍채 등 바이오 인식 기반의 출입국 수속 시스템과 분자 스캐너의 등장으로 여행객들은 황금 같은 시간을 출입국 수속에 쏟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이미 인천공항은 ‘셀프체크인 키오스크’를 주요 8개 항공사 체크인 서비스에 설치해, 좌석 배정부터 수하물 신고까지 단 3분으로 단축시켜 미래형 공항으로 주목 받고 있다.

또 최근 미국 국토안전부가 도입한 ‘레이저 분자 신체 스캐너’가 보편화될 경우 공항의 첨단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스캐너는 기존보다 속도가 1000만배 빠르고, 50미터 거리에서도 모든 승객 및 화물을 초 단위로 스캔해 낼 수 있다. 출국수속 시간이 줄고 여유가 생기면서 공항에서 4D 영화를 즐길 수 있고, 수영장과 가상 면세점 등 다양한 공항시설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항공기에 접목되면서 승객의 체형에 따라 메모리폼처럼 형태가 바뀌는 좌석, 승객의 요구에 따라 수면 호르몬을 생성하는 객실 조명 등이 구현될 전망이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