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학·동기유발학기·교수담임 … 특색 있게 잘 가르치는 대학 13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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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는 2012년부터 인성교육을 전담하는 ‘ELP(Ethical Leader Path)’ 과정을 운영해 왔다. 이 과정을 선택한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인간학·사회윤리·사회봉사 등 25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필수는 아니지만 학생 절반이 이 과정을 선택한다. 의대 학생들에겐 12주간의 인성교육이 의무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배우는 ‘인간의 길’, 사회적 소통능력을 기르는 ‘리더십 프로그램’ 등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9일 가톨릭대를 비롯한 학부교육 선도대학(ACE) 13개교를 선정했다. 정부가 인정한 ‘잘 가르치는 대학’인 셈이다. ACE는 특색 있고 경쟁력 있는 학부교육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2010년 시작됐다. 연평균 21억원씩 4년간 정부 예산이 지원된다. 2010·2011년에 11곳, 2012년 3곳에 이어 올해 13곳이 신규 지정됐다. 이번에 지정된 13곳과 기존에 지정된 14곳에 지원되는 올해 전체 사업비는 573억원이다.

 이번 ACE 사업에선 2010년 지정돼 4년간의 사업기간이 만료된 11개 대의 재지정 여부가 관건이었다. 가톨릭대·건양대·대구가톨릭대·서울여대·성균관대·한림대 등 6곳이 재지정에 성공했다. 이들 학교는 인성교육과 진로지원, 토론수업 등 각기 특색 있는 수업모델로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써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양대는 입학 후 첫 학기 동안 ‘동기유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생별로 인생 목표를 설계한 후 이에 따른 심리성격·진로적성 검사 등을 통해 진로를 설정하고 학습의욕을 고취시킨다. 모든 전공수업은 토론과 협업 방식으로 운영돼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기른다. 성균관대는 모든 수업에 디지털 강의실을 구축했다. 현재 6000여 개 강의가 데이터베이스(DB)화돼 있어 원하는 학생은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다시 볼 수 있다. 한림대는 교수 한 명이 학생 20여 명의 담임을 맡아 전담 관리하는 ‘교수담임제’를 운영했다.

 이번 사업에 서울대·연세대도 신청했으나 1단계에서 탈락했다.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 중인 교육부는 이번 평가에서 정원감축 계획을 제출한 대학에 최대 5점의 가점을 줬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대와 연세대는 1차 서류평가에서 점수가 낮았다”며 “정원감축 계획을 내지 않은 점도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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