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이벤트 | 다녀왔어요] 멕시코 테오티우아칸에서 영접한 '태양'의 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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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있을 때 친한 친구들과 멕시코 여행을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멕시코시티와 칸쿤을 돌아다녔는데, 아름다운 칸쿤 해변보다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테오티우아칸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테오티우아칸에 방문했던 날이 3월21일로 춘분제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춘분제는 멕시코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입니다. 태양의 피라미드에 올라 태양신을 영접하려는 수많은 인파가 테오티우아칸으로 몰렸어요. 색다른 구경이라는 생각에 현지인과 뒤섞여 오전 10시부터 줄을 섰습니다. 대체 위에서 뭘 하는지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어요. 옛 의복을 차려입은 멕시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춤을 췄고 상인들은 땅바닥에 직접 만든 전통 공예품을 늘어놓고 흥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났고 태양은 점점 뜨거워졌습니다. 목도 마르고 그만 포기하고 싶었지만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계속 기다렸습니다. 결국 오후 5시가 됐고 피라미드에는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습니다. 줄만 서다 하루가 끝나버린 것이었죠. 무더운 태양 볕을 고스란히 받으며 한나절을 지냈더니 온몸이 빨갛게 익어버렸어요. 친구들과 호텔방에 들어와서 단 하루 만에 피부색이 멕시코 현지인처럼 변했다며 웃었습니다. 그때 여행을 같이 간 친구들을 만나면 ‘통구이가 될 뻔했던’ 테오티우아칸에서의 에피소드를 가장 먼저 이야기합니다.

김민영(25·서울 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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