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은 보고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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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중공및 미·중공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세상을 떠틀썩하게 했던 서방제국의 「중공장정」에「브레이크」가 걸릴 조짐이다.
73년의「오일·쇼크」이후5년이라는 긴세월동안 불황「터널」속에 갇혀있던구미·일본등 서방제국은 중공시장을 불황탈출 돌파구로 삼고 작년 하반기부터앞다투어 중공행 「버스」를 타고있으나 죽의 장막속에있던 중공경제의 「베일」이 하나 둘씩 벗겨짐에 따라중공시장이 결코 노다지가아님을 깨닫기 시작했다.
최근 일본통산성,일·중공경제협회,일본무역진흥회등이 조사한 『중공경제전망』에 따르면 무엇보다 총투자규모 6천억「달러」 로알려졌던 중공의 국민경제발전 10개년계획상의 투자총액이 절반이하인 2천3백억∼3천억규모에 지나지않는것으로 추계됐다.
작년 가을 중공을 방문했던「이께다」(지전)「미쓰이」(삼정) 물산시장에게 중공부수상 이선념은 『투자총액은 6천억「달러」』라고 말해 일본경제계를 중공「붐」으로 들뜨게 했었지만 이는 이른바 「중공식 허풍」이라는 것.
일본통산성등은 절반이하로 추계된 투자규모도 그나마 더욱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기본 건설투자계획이 예상보다 절반이하로 축소됨에 따라 중공의 대서방「플랜트」수입도 잘해야 3, 4백억「달러」선이 될것이라는 평??
서방제국이 중공시장을 서로 탐낸 것은 발전소건설등 대형「플랜트」수출.
그러나 7백억「달러」선까지로 예상했던 중공의「플랜트」수입액이 3, 4백억「달러」대로 격감하게되면 이미 각국이 체결한 대중공 「플랜트」수출계약액만으로도 85년까지의 중공「플랜트」건설계획을 모두「커버」하게 되어 더이상 여유가없는 결과가 된다.
계획의 축소 못지않게 중공경제의 여건도 생각보다는 훨씬 허약하다.막대한 투자재원을 벌어서 충당한다는 것이지만 유일한 전략수출상품인 석유의 경우 85년의 생산량을 12억6천만「배럴」로 잡고 있으나 국내수요가 9억4천만「배럴」에 이를 전망이기 매문에 수출여력은 기것 3억「배럴」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기에 중질유라는 결점까지 있어 윤출선이 제한되며 따라서 실제수출량은 일본(1억8천만「배럴」)을 제외하곤 1억1천만 「배럴」을 넘지 못할 전망.
무진장이라는 석탄도 85년??6천만t을 수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수송및 항만시설불비용으로 잘해야 1천8백만t정도가 수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게되면 경제개발계획은 자연 더욱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중공쪽 사정과 함께구미·일본쪽??중공파의 경제교류확대에 제약이많다.
미국은 통상법상 중공을 포함한 사회주의국가에 최혜국대우, 또는 수출입은행자금 공여를 금지하고있는데다 대소련관계의 배려라는 문제가 있어 적극적인 대중공 교역확대는 시간이 걸릴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중공측의 요청으로 소맥수출은 앞으로 활기를 띨것으로 보이는데 중공의 대미 소맥수입량은 81년까지 연간 5,6백만t에 달할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EEC쪽은 지리적 불리및 중공경제의 허점노출등으로 소문에 비해 큰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서독은 화학및 제철관계「플랜트」를 대량 수출키로 했다는 소문이나 실제계약액은 78~79년 4월간에 일본(37억「달러」)의 절반인 15억~20억「달러」영국.「프랑스」는 불과 수억「달러」선에 지나지않는다는 보고다.
중공시장개척 선두주자인 일본도 고민이 많다.
대중공교역액 「셰어」(시장점유율)24%를 기록하고있지만 중공의 요구가 싼 이자로 막대한 돈을 꾸어주고「플랜트」는 외상으로 사가겠다는 것이어서 북한에 한번 물린바 있는 일본업계는 ?饑?현금거래를 요구하고 있는실정.
중공문제는 6윌말의 동경선진국정상회담의 주요의제의 하나가 될 것이 틀림없다. 이 자리에서 중공경제의 실장은 명백히 밝혀질 것이며 각국 수뇌가 이같은 중공경제상에 의견을 같이 한다면 서방제국의 중공장정은·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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