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신 카드매출 보고 대출 … 자영업자 '돈맥경화' 뚫어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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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개인택시 운전기사에게 낮은 금리로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우리 개인택시사장님 대출’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대출한도는 이미 신용대출 받은 게 있어도 한도 차감 없이 최대 3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사진 우리은행]

서울 관악구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박진만(47)씨.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박씨도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긴급 자금을 대출받으려는 박씨. 가게를 오픈할 때 받은 대출로 인해 낮아진 신용등급과 이로 인한 높은 금리가 박씨의 발목을 잡는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경기침체 탓에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은행이 박씨와 같은 자영업자와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대출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우리은행은 대출절차를 최대한 간편하게 만들고,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들 대부분 대출증빙을 위한 객관적인 자료 제출이 어렵고, 전용상품이 없어 한도가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해 상품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 우리동네 사장님 대출, 우리동네 어린이집 대출, 우리 개인택시사장님 대출이 대표적인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동네 사장님 대출=골목상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세무서 신고 소득이 아닌 신용카드 매출대금을 기준으로 사업기간, 주택 및 사업장 보유 형태 등을 감안해 최대 2억원까지 신청 가능하다. 자영업 특성상 신고소득이 적다는 것을 감안해 실제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신용카드 매출대금을 대출한도로 산정한 상품이다. 신용등급에 따라 최저 연 4.93% 금리가 적용된다. 대출만기에 일시 상환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일수대출처럼 매일 원금 일부와 이자를 갚아나가는 일일자동상환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자동상환되는 원금에 대해서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우리동네 어린이집 대출=정부보조금이 적은 민간·가정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출시한 상품이다. 인가받은 정원 대비 현재 보육인원 비율, 대표자 신용등급 및 사업장 소유 여부, 보건복지부 평가인증 여부에 따라 최대 4000만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정부가 운영하는 ‘아이사랑 보육포탈’ 홈페이지를 이용해 평가한다. 대출 신청 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간소화했다.

 ◆우리 개인택시사장님 대출=개인택시 운전기사에게 낮은 금리로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신용대출 상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개인택시 사업자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대부분 현금서비스나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뿐”이라면서 “이를 감안해 제출서류는 간소화하고 금리는 낮춘 상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대출신청일 현재 개인택시면허를 갖고 본인 택시를 운전하는 만 25세 이상 75세 이하의 개인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출한도는 기존에 신용대출이 있어도 한도 차감 없이 최대 3000만원까지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지난 5월 26일 현재 최저 연 5.59%이며, 채권보전을 위해 가입하는 서울보증보험의 보증료도 은행이 부담한다. 우리은행은 이 상품이 별도의 소득증빙자료 없이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증과 택시사업자등록증만 제출해도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기존에 고금리 신용대출을 사용 중이거나, 추가로 생활안정자금이 필요한 개인택시사업자에게 추천했다. 우리은행 개인택시 구입자금 대출 ‘NEW우리오토론’을 기존에 받은 고객도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동네 사장님 대출, 우리동네 어린이집 대출 및 우리 개인택시사장님 대출 모두 금융권의 지원에서 다소 소외됐던 자영업자들을 위해 개발한 상품”이라면서 “서민경제의 근간이 자영업자임을 명심하고,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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