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아기의 중요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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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최한 『세계아동의해 기념 종합 「세미나』는 몇가지 경청할만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어린이에 대한 어른의 올바른 인식을 고양한다는 명제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제기였다.
지금까지 우리는 자녀들을 극진히 사랑하고 귀여워할 줄을 알았지만 어린이의 심신이 이떠한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하면 훌륭히 키울 수 있겠느냐 하는데 대해서는 「주먹구구」식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극히 제한된 숫자의 전문가들을 제외하고 태아나 유아 또는 12세미만 아동들의 심신발달 과정에 대해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어른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람에 따라서는 『무얼 그렇게 까다롭게 따지는가. 아이들이란 가만히 내버려 두면 저절로 자라는것』이라고 대범한체 지나치는 어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미래와 문명의 존속 여부가 달려있는 「내일의 주인공」들을 더 이상 그런 무관심과 무지.방심으로 키워서는 안 될 시점이다.
최신의 학설에 따른다면 인간심신의 기본적인 틀과 밑바탕은 태중에 있을 때로부터 만 12세가 될 때까지에 거의 완전히 결정이 난다고 한다.
태어나서 만2세가될 때까지가 이른바 감각동작기라 해서 선천적인 반사행동이 성숙하는 기간이요, 4세대까지의 전개념기는 언어활동.표상작용이 자라나는 기간이다.
4세를 지나 7세가 되어갈 무렵이면 직관적 사고가 발달해가고, 다시 12세가 되면서부터 지각과 경험의 「구체적 조작기」가 완성된다고 한다.
중요한 점으로는 이 4개 발달 단계중 어느 한 단계에 공백이 생기거나 잘못이 생기면 그것은 영영 만회 불능이란 것이다.
그래서 역사상 모든 악명높은 성격파탄자들은 거개가 이 기본적 심신발달기의 어느 한 대목에 이상이 있었던 사람들이란 학설이다.
이 학설이 만약 사실이라면 한인간의 「인간다움」을 확보.육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관건은 바로 어린시절의 그를 잘 키우는 일에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린이를 잘 키우는 것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을 말하는가.
첫째로는 어린이 심신발달 과정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많이 알아두어야 하겠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여고 상급반이나 여대에 아동심리학 또는 모자건강에 고나한 특별 「커리큘럼」을 설치하면 적잖이 도움이 될성싶다.
그리고 결혼을 앞둔 젊은 남녀나 신혼부부의 인식을 돕기위해 각 여성단체.종교단체.「텔리비젼」도 이 방면의 강습 「코스」를 많이 설치했으면 한다.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유아 및 아동의 지능발달을 돕기 위한 효과적인 조기교육체계와 급양의 확충이다.
유아의 조기교육은 물론 찬반의 시비가 많은 사항이나,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에 있는 것이지 『하는 것이 좋다』는 데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유아의 감각기능을 보다 원활히 발달시키고 언어훈련과 지각발달을 촉진시키며, 그들의 초보적인 정서를 보다 아름답게 가꾼다는 것은 아무리 일찍 착수해도 너무 이른 것이 아닌 것이다.
이를 위해 해당 교육전문가와 아동심리학자 및 시청각 분야 종사자들은 유아교육의 체계와 장법 및 기술 문제들을 진지하게 한번 연구.발표해 볼만한다.
그리고 이 이면에는 반드시 정책부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돼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유네스코」「세미나」의 건의도 바로 이점에 귀일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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