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의 인공두뇌 컴퓨터도입「러시」|작년에 69대…모두 2배45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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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0년에 9대에 지나지 않던「컴퓨터」가 78년말 현재 2백45대에 달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무려 69대나 외국에서 들여왔고 86년까지는 총6천여대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어 우리나라는「컴퓨터」도입「러시」를 맞고 있다. 「컴퓨터」도입 현황과 이에 따른 문제점을 살펴본다.
「컴퓨터」는 시간·노력·인력·기술·비용등을 많이 절감시켜주고 많은 경영관리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급성장추세에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도입기관을 보면 78년말 현재 기업체가 1백22대로 단연많고 다음이 교육기관52대, 금융기관 37대, 행정부 34대의 순이다.
초창기에는 주로 통계조사를 목적으로 경제기획원등 행정부서가 주도해서「컴퓨터」를 도입했다. 또 기종도 용도가 집계용이어서 중·소형「컴퓨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삼성에서 2백만자 기억용량의 초대형「컴퓨터」(IBM「모델」3031기종·최대 6백만자까지 늘려 사용할 수 있다)를 도입하면서 대기업들은 대형「컴퓨터」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들도 업무규모가 대형화함에 따라「컴퓨터」의 힘을 빌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초대형「컴퓨터」의 가격은「빌딩」건축비와 맞먹는 고가이기는 하지만 10만자리수곱셈 5백만개를 1초면 끝내고 30만장의 전표를 2시간이면 거뜬히 처리해낸다.
「컴퓨터」는 크게「하드웨어」와「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하드웨어」는「컴퓨터」를 구성하는 장치자체, 즉 기억장치 전자회로, 많은 보조기계등을 말한다. 사람에 비유하면 팔·다리·가슴등 신체자체와 같다.
이에 반해「소프트웨어」는 인간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지식이나 생각하는 방식과 같다.
「컴퓨터」를 유용하게 활용하기위한 이용방법및「프로그램」이다.
「컴퓨터」도입과함께 지적되는 문제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소프트웨어」개발. 동시에 이와 관련된「컴퓨터」전문인력의 확보 및 양성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컴퓨터」전문가를 비롯한 고급두뇌가 1천5백여명, 「프로그래머」및「엔지니어」가 2천6백여명, 「오퍼레이터」「키펀처」등 기능인력이 6천여명등 이른바「컴퓨터」요원이 1만여명에 지나지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총수요의 60%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재 전국 11개대학에서는 연간 4백70명정도의「컴퓨터」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는데 대학원 과정은 한국과학원에 설치되어있다.
「소프트웨어」개발은 완전한 무뇌집약산업으로 시설투자가 거의없는 유망한 분야다.
예컨대 기업체의 재고관리나 회계관리와 같은「프로그램」은 2만∼3만「달러」정도고 중공업의 공정제어나 조선설계「프로그램」은 1백만「달러」를넘는다.
또다른 문제는 기초작업 없는 무분별한 도입이다.
과거「하드웨어」만을 무분별하게 도입했기 때문에 도입「컴퓨터」의 10%이상이 운휴상태에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컴퓨터」산업처럼 기술혁신의 속도가 빠른 분야도 드물다. 자칫 어제도입한「컴퓨터」가 오늘 고철화될 우려가 없지않다.
우선 우리나라의「컴퓨터」사용수준은 선진국에비해 질적으로 많이 뒤떨어져있다.
현재는 집계와같은 단순업무가90%정도 차지하고 있다. 사업계획·장래예측·해석·결과분석등고도업무는 10%에 지나지않을뿐이다. 미국의 경우 각각50%의 비율이다.
따라서「컴퓨터」를 도입하고자하는 업체들은 적어도 2년간의 도입준비기간을 설정, 국내의 기존「컴퓨터」시설을 최대로 이용하고 사용기술습득·요원확보·「프로그램」의 계속적인 개발로 경제성과 장래성을 충분히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도움말-성기수KIST전산실장·신만교과기처정보산업국장·채영규삼성기획조정실전산담당부장)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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