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고향 티크리트 주말 대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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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미군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바그다드를 떠나 고향인 티크리트로 피신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이 이번 주말 티크리트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준비 중이라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9일 보도했다.

통신은 미군이 바그다드에서 티크리트로 이르는 주요 도로에 특수부대를 배치했으며 이번 주말 제4기계화사단을 티크리트로 진격시켜 대규모 공격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인 빈센트 브룩스 준장도 8일 "이라크 지휘부가 티크리트로 탈출할 가능성이 있어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양대 쿠르드 반정부 단체 중 하나인 쿠르드애국동맹(PUK)기관지도 8일"후세인은 두 아들과 측근들을 데리고 이미 티크리트로 잠입했다"며 "그는 그곳을 거점으로 최후의 항전을 벌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후세인 주변엔 결사항전을 맹세한 병력 수천명이 잔존해 있으며, 이들의 최후 저항지는 당연히 티크리트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바그다드 북쪽 1백40㎞ 지점, 티그리스 강변에 있는 인구 26만명의 소도시 티크리트는 후세인 대통령의 출생지며 그의 정치적 근거지다. 수니파인 후세인 대통령은 이곳 출신 수니파 추종자들을 요직에 앉혀 지지기반으로 삼았다. 시아파보다 소수면서도 권력을 독점해온 이들은 후세인이 축출되면 자신들도 숙청될 게 뻔하다는 불안 때문에 끝까지 항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사막의 한촌이었던 티크리트는 후세인 집권 뒤 '이라크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곳의 학교.병원.도로는 전국 최고 수준이며 주민들의 후세인에 대한 충성심도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은 이곳에 대통령궁과 요새를 만들어 공화국수비대를 주둔시키는 한편 바그다드보다도 깊고 정교한 지하벙커와 터널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티크리트는 연합군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에 포함되지 않아 후세인은 병력.군수물자를 손쉽게 이동, 축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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