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풀렸는지…″ 첫인사|비자신청접수묻자 얼버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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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3차 회담은 상오10시부터 시작됐는데 한국측에서는 채영철회장을 선두로,30초후에 북한은 김득준을 선두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한국측에서『경칩도 지났는데 대동강물이풀렸느냐』고 묻자 북한측에서는『대동강물이 풀렸습니다. 잘 지내셨는지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종하 대한체육회 ◆회장이 『남쪽에는 안개가 많이 끼었는데 북한에는 어떻습니까?』고 묻자 『개성쪽에도 많이 끼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안개를 걷읍시다』고 답변하고 『피차 탁터놓는 마음으로 얘기를하면 안개가 걷힐것』 이라고 덧붙였다.
○…채회장이『이렇게 자주 만나니 분위기가 부드럽게 되고 마음이 통하는것같지 않느냐』고 말하자 김득준은『자주 만나니 이렇게 분위기가 부드럽지요. 오늘 우리들이 이런 분위기로 회의를 끌고가면 앞에 가로놓인 커다란 돌멩이가 없어질것 같다』 고 말을 받았다.
이어 김득준은 『당사자들이 통일 「팀」 을 만들겠다는 진의가 중요할뿐 그외에는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못박았다.
이에대해 천영석대한탁구협회전무이사가 『「런던」에서 들어온 외신에 따르면 평양측에서한국 「팀」의 「비자」신청서를 접수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이냐』 고묻자 『접수했는지 안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리며 『통일 「팀」 구성문제가 중요한 이 마당에 단일「팀」의 출전을 의미하는「비자」가 무슨 문제냐』며『통일 「팀」이 구성되면 남쪽선수들이 판문점을 통해 평양으로 들어올수있다』 고 질문을 받아넘겼다.
○…이날 회담장에는 북한측에서 TV까지 동원, 현장을 담았다. 12분간에걸친 인사끝에 기자들이 퇴장하고 회의가 시작됐다.

<″또기득권 문젠가″|신경질적 반응보여>
○…단일 「팀」 구성을 협의키 위한 남북한 탁구협회 대표회의는 마침내 3차 회의부터 이 회담을 제의한 북한측의 저의를 실감케했는데 북한측김득준대표는 발언 초부터 인위적 난관을 만들어 회담을엉뚱한 방향으로 이끌고있다고 우리측을 비난했다. 또 김득준은 한국측 채영철대표의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또 기득권 문젠가?』라고 신경질적 발언을 보였다.
이에대해 채대표는 당연히 선결돼야할문제라고 응수하자 김득준은 『돌망구(돌멩이)하나가 없어 진줄 알았더니 아직도 안없어졌구먼』하고 되받기도.
○…전례없이 북한측에서도 취재기자들이 취재에 열을 올리면서『오늘은 어떻게 되느냐?』 고 우리측 기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등 표면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였다.
북한측 기자들은 그들의대표들이 회의때마다 주장하던 단일「팀」 구상이야말로 이번이 가장좋은 기회라는등 은근히 선전에 열을 올렸다.
이밖에도 북한측기자들은지난번 2차회의때 그들의대표들이 제안한 소위 「합의문」을 우리측기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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