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전「호칸·헤드베리」기자가 쓴 『새로운 도전-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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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는 85년께 에는 일본이 세계 초대공업국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일본의 도전』이란「베스트셀러」를 69년에 낸바 있는「스웨덴」의 「호칸·헤드베리」씨가 이번에 『새로운 도전-한국』이란 책을 내놓았다. 『제 2 의 일본』이 일본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 요지다. 「헤드베리」씨는 「스웨덴」의 「다겐스·인다스트리」지 기자로 지난17년간 극동지역취재를 담당한 「아시아」통경제기자.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77년 여름 한국을 방문하여 1백30명에 달하는 경제정책 결정자·기업가·경제전문가들과 면담하고 1만「페이지」의 자료를 수집했다. 다음은 한국경제의 성장요인 분석을 중심으로한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주>
한국은 이미 1인당 수출액에서 소련을 앞질렀고 총 수출액은 중공이나 인도보다도 많다.
87년에는 총수출입규모가 소련을 능가할 것이며 1인당 수출액은 82∼83년에 미국을, 80년대 말이면 일본을 앞서게 될 것이다.
1인당 GNP는 오는86년 3천9백83「달러」, 91년에는 8천8백83「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이 전망한 「91년 7천7백31달러」보다 많다)
앞으로 10∼15년 이내에 달성될 한국의 산업위치는 ▲철강이 수출면에서 세계5위 내지 일본 다음의 2위를 차지할 것이고▲조선은 일본을 위협하는 세계수출2위 국가로▲자동차와 전자공업은 세계7대 생산국으로▲기계는 85년 이후 선진국대열에, 그리고▲건설은 중동에서 뿐 아니라「아프리카」·남미 등지를 누비는 선도국가로 등장하게 될 전망이다.
관광사업도 크게 발전해서 미국 「허드슨」연구소에 따르면 90년엔 연간 2천만명의 관광객이 한국을 찾아오게 돼 관광수입이 연간 1백억「달러」에 이를 것이다.
이 같은 엄청난 미래상은 『또 하나의 일본』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는 62년까지만해도 한국은 미래가 없는 끝나버린 나라며 인도와 같이 빈곤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13년만에 다시 한국에 와서보고 생각을 완전히 고쳐먹지 않으면 안되었다.
한국이 얼마나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고 성장력이 대단한 것인가는 몇 가지 비교로써 알 수 있다.
수출을 20억「달러」에서 1백억「달러」로 늘리는데 일본이 13년(55∼67년)이 걸렸는데 한국은 5년이 걸렸고 철강 생산시설을 3백60만t에서 1천8백만t으로 확장하는데 영국이 60년이나 걸렸는데 반해 한국은 불과 9년(77∼85)에 달성하려고 한다.
그러면 한국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추진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나는 24개 항목을 열거하고자 한다.
첫째는 경제기획원과 한국개발연구원 등의 우수한「스태프」를 비롯한 잘 훈련된 경제전략가들의 확보다. 둘째는 강력한 기구, 즉 기획원의 존재와 정책결정의 효율성이다. 기획원이 예산편성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계획을 더욱 잘 추진할 수 있다. 셋째는 높은 교육수준이다.
그 이하를 열거하면 ④하루 12∼16시간 일하는 근로자의 근면성 ⑤종합상사와 연구단체 등 성장추진 기구의 존재 ⑥일본의 4분의1, 「스웨덴」의 10분의1인 낮은 임금 수준 ⑦경제기사를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등 풍부한 경제정보 ⑧강렬한 지위향상욕 내지 목표달성 지향성 ⑨연공서열보다도 능력위주의 사회 ⑩일을 빨리 성취하는 요령철학 ⑪북으로부터 위협받는 긴장상황 ⑫일본과 이웃하면서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연결된 지정학적 위치 ⑬정책조정의 신축성(예·77년의 신속한 수입자유화정책) ⑭승부를 거는 모험풍조 ⑮관료와 기업가의 능력 (16)외국기술의 신속한 도입 (17)도시화에의 적응성 (18)일본의 시행 착오에서 얻는 교훈 (19)일본과 미국인으로부터 영향받은 국민성(일본인의 기강과 서구의 합리성) (20)정치적 안정 (21)외국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도입 (22)외국전문가로부터의 자문 청취 (23)경쟁심 (24)젊은 층의 요직참여.
정치적 측면에서는 자유노조운동 등 완전한 자유는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80년대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경제가 얼마나 야심적인 발전을 꾀하고 있는가는 73년에 1천「달러」의 자본금으로 회사를 시작한 율산「그룹」의 신선호 사장이 오는 81년에 총30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리겠다고 기염을 토하는데서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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