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과학자의 현지고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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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과기처의 『79년 과학기술백화서』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지향해야할 과학기술진전시책의방향을 대체로 옳게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재외한국과학기술자의 보다 광범하고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현지고용형식 지원용역 「팀」 구성, 한국과학원의 고급두뇌양성기능확대, 대기업에 대한 자체 연구시설 설치유도, 각종 기술개발촉진단체의 육성강화, 생활요학강좌의 연중개최, 중·고교 「커리큘럼」의 개편계획등이 모두 이에 해당된다.
오늘날 과학기술진홍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새삼 중언할 필요조차 없다.
우리가 바로 과학기술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거니와, 별다른 부존자원을 갖지 못한 우리의 처지로서는 오직 그것만이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가능케하는 유일한 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과는 달리 막상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나 대응자세는 아직도 한심스런 상태에 머물러있다는 것을 또한 부인할 수가 없다. 정부·민간을 통틀어 과학기술개발투자가 GNP의 0·5%(선진제국은 최하 2·2%에서 최고 4·6%)에도 미달되고 있다는 통계가 그 단적인 증거라 하겠거니와 그밖에도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진흥올 저해하고 있는 현실적 요인들은 한두가지에 그치지 않는다.
『백서』가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당면해선 우선 대학과 기업의 부실연구소를 활생화시켜야 하겠으며, 산학협동체계의 강화, 재외과학자의 적극활용, 과학기술개발투자촉진을 위한 세제. 금융상의 지원확대, 대학원교육의 확충등이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데에는 아무도 이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국민 일반에게 과학기술의 본질에 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고 자라나는 세대는 물론 기성세대까지를 포함한 전국민이 평생을 통해 간단없이 최신 과학기술을 배워 생활의 과학화를 이루도록 유도하는 국가적 「레벨」의 일관시책이 절실하다 아니할수 없다.
그러자면 먼저 금세기초까지만 해도 요학과 기술은 비교적 떨어져서 따로따로 존재하는 개념일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 있어서는 이 양자의 관개가 불가분이라는 사실부터 투철하게 인식해야 할것 같다.
「에디슨」의 발명이 아무런 이론적체계로서의 요학지식없이도 가능했던 단순한 기술적 발견이었음에 반해 오늘날의 기술은 그 어느 것이고 심오한 과학적 지식의 체계적 파악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생각조차 할수 없는 것이 되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자계산기를 만들어낸 기술 하나만을 생각할 때에도, 거기에는 양자력학의 기초이론부터 추상수학에 이르는 광범한 분야에 걸친 학제문 지식의 응용이 필요했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할것이다.
오늘날에 있어서의 과학기술진흥시책의 양간이 단순히 현존하는 산업·기성들을 움직일 수 있는 기능인력이나 기술자를 확보한다는 차원에 머무를수 없는 소원도 여기에 있다. 이런 뜻에서 오늘날의 과학기술진흥시책은 그것이 과학기술처나 경제기획원 또는 문교부등 몇몇 정부부처만의 소관사항이 될 수없고, 정부·기업·민간할것없이 전국민적인 각성과 협력의 기반위에서 추진되어야할 국가적 「레벨」의 종합시책이어야만 할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백서』가 지적하고 있는 「과학의 생활화」를 위한 제안들을 특히 주목하려고 한다. 당면해서 제도화한 평생교육「프로그램」으로서의 각종 생활과학강좌 운용과 중·고교의 요학기술교욱「커리큘럼」개편계획등이 성과있게 추진되어야함은 더말할나위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기초과학은 물론 인문·사회과학을 포함한 전학문분야의 균형있는 발전대책, 그리고 모든 국민들로 하여금 생활을 과학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사회풍토의 조성에까지 차원높은 고려가 베풀어져야 하겠음을 강조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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