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나도 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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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호랑이가 천하를 호령한다. 정글의 제왕들이 프로야구를 휘젓고 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1, 2위. 올해도 '2강'으로 꼽히는 '사자' 삼성과 '호랑이' 기아가 나란히 초반 3연승을 거두고 한발 앞선 전력을 과시했다.

삼성은 이승엽.마해영.양준혁으로 대표되는 홈런포로 상대의 기를 죽인다. 8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삼성은 0-1로 뒤지던 3회초 박한이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이승엽의 희생플라이로 전세를 뒤집은 다음 양준혁이 3점 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끝내버렸다.

원투스트레이트로 상대를 그로기로 몰아간 다음 강력한 레프트 훅으로 피니시블로를 날린 격이다. 순식간에 5-1로 앞선 삼성은 롯데의 추격 의지마저 꺾어버렸다. 삼성 김한수는 2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은 13-2로 크게 이겼고 롯데는 초반 3연패에 빠졌다.

기아는 발 빠른 이종범.김종국의 현란한 속사포로 상대를 흔든 뒤 '스나이퍼' 장성호의 한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들의 뒤를 받치는 해결사로 박재홍이 가세했고 마운드에는 '돌부처'진필중까지 끌어들였다.

기아는 잠실 두산전에서 박재홍.진필중 이적생 듀오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박재홍은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터뜨렸고 진필중은 9회말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이적 뒤 첫 세이브를 챙겼다.

기아는 1-1로 맞선 7회초 1사 2루에서 이종범의 좌전 적시타로 2-1로 앞선 뒤 김종국이 허를 찌르는 3루수 앞 기습번트 안타로 상대 내야를 흔들고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장성호의 2루 앞 땅볼로 3-1로 앞섰다.

이어 등장한 박재홍은 두산 구원투수 이혜천의 바깥쪽 공을 그대로 걷어올려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터뜨려 5-2로 두산을 눌렀다.

기아 선발 김진우는 8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5안타.1실점으로 호투, 시즌 첫승을 올렸다. 두산은 3연패에 빠졌다.

SK는 문학 현대전에서 2-2로 맞선 6회말 디아즈의 결승 홈런이 터져 3-2로 이겼고 대전에서는 한화가 LG를 6-1로 따돌리고 시즌 첫승을 올렸다.

이태일.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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