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호전 … 하루 7~8시간 눈 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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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이 병원을 찾아온 상대방과 눈을 맞추는 등 뚜렷하게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0일 급성 심근경색 증세로 입원한 지 39일 만이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8일 사장단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이 회장의 병세와 관련해 “병문안을 온 회사 임원의 인사에 반응하는 것을 비롯해 조금씩 차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호암상(湖巖賞) 시상식’ 날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오전 6시쯤 병실을 찾아가 “오늘 호암상 시상식이 열립니다”라고 말하자, 이 회장이 알아들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눈을 크게 뜨고 고개도 조금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호암상은 1990년 이 회장이 부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직접 제정한 상이다.

 하지만 미래전략실 측은 이 회장이 아직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까지는 회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세간에서 우려하는 대로 코마(혼수상태)나 세미코마(반혼수상태)는 이미 지났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등 외국 유명 병원의 신경외과 의료진도 이 회장의 치료에 대한 자문 목적으로 삼성서울병원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앞서 이달 9일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손발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하루 중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7∼8시간 정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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