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도 풍성한 올해의 영화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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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78년 영화계의 기록들은 근래없이 풍성한 것들이다. 1개월 넘게 방영되는 영화들이 예사였으며 방화의 경우 77년 서울 개봉관 관객동원 3만명 이상 작품이 33편이었는데 올해는 33편을 기록, 우리영화의 큰 탈바꿈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영화제작자협회(회장 김태수)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내 개봉관을 찾은 관객은 1천2백30여만명으로 서울시민 한사람이 l년에 평균 2편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외화흥행 순위5는 ①『007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54만5천5백83명을 선두로 ②『25시』35만4천l백13명 ③『스타탄생』 34만8천2백22명 ④『스타·워즈』34만7천2백55명 ⑥『조이』32만6천8백명 순서다.
국산영화는 외화에 비해 훨씬 뒤떨어지는 편. 흥행「베스트5」순위를 보면 ①『내가 버틴 여자』37만5천9백13명 ②『O양의 아파트』 28만l천7백26명 ③『상처』20만8천2백8명 ④『나는 77번 아가씨』16만7천4백77명 ⑤『화려한 외출』15만4천6백72명등이다. 그러나 현재 상영중인『속 별들의 고향』이 상영 33일을 기준해 이미20만명선을 넘어서 이 순위는 바뀌어야할 형편. 방화의 경우 10만명선을 넘긴 영화는 76년에 1편, 77년에 8편이던 것이 올해는 17편으로 부쩍 늘어났다.
□…제협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가장 많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는 김희라군과 김자옥양으로 김군이 7편. 김양이 6편에서 주연을 했다.
이밖에 하명중·박량형씨등이 각각 5편, 신성일·전지인양등이 각각4편, 고은아·선우용녀·최불암씨등이 각각 3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감독으로는 문여송·김수용·고영남씨등 7명이 4편을 연출, 최다기록을 세웠다.
□…제작편수는 국산영화가 훨씬 많으나 관객은 외화쪽에 3분의2가 몰려 아직도 국산영화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더군다나 흥행에서 성공한 성인영화에 대부분이 「호스티스」등 특정직업의 여성을 소재로 한 것으로 그것들이 과연 우리영화의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작품이었던가 하는데도 회의를 던져주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영화계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시설·기재의 현대화 ②입장료 현실화 ③개봉관확보와 극장시설개선 ④국산영화의 해외수출 ⑤영화인 전문화 ⑥신인배우 양성등이 지적되고있다.
촬영·녹음·현상등의 시설 현대화는 앞으로 실현될 「컬러」TV에 대처하는 영화의 대형화에도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고 영화인들은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결해야할 시급한 문제가 국산영화 개봉관확보다. l년에 80편 가까운 방화가 개봉을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개봉관 부족현상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말해주고 있다. 제협에선 공연법 설치법규를 완화, 개봉관 확보가 새해의 가장 큰「이슈」로 거론되고 있다.
□…수출입의 경우 올한해 수입된 외화는 24편에 2백56만3천여「달러」. 여기에 비해 수출된 방화는 28편에 22여만「달러」가 고작이다. 더군다나 수출지역이 동남아쪽에 편중되어 있는데다 내용도 대부분 무술영화라 바람직한 영화수출과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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