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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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한국·대한등 양투신사가 자본금을 대폭증자하자 그것이 호재로 작용, 매수세가 크게 늘어남으로써 장세가 호전됐다. 투신의 일거수 일투족은 앞으로 시장의 주목의 대상이 될것으로 보인다.
투신이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건 딴기관투자가, 이를테면 은행이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듯 안전성에 「포인트」를 두며 주식투자하는 것에 비하면 매매가 빈번하고 때로는 한정된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등 기동적 운용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매입하든 줏가에 영향을 줄수 있는 것은 자기가 행동을 일으켰을 때뿐이다. 투신이 매입하는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투신 매입으로 줏가가 뛰는 것은 당연하나 투신의 매입 뒤에 오르는 것은 뒤따라 총대를 매는 매수세가 결집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총대를 매는 사람은 그 대부분이 우리같은 대중투자가지만 그런 추수세력이 형성되지 않으면 투신이 예정주수를 다 사들이는 시점에서 줏가는 상투를 친다. 증권회사에 가면 흔히 『투신이 사고있으니 같이 사시지요』하는 「세일즈·토크」를 듣게 되는데 그 말도 해석하기 따라서는 투신이 산값 이상으로 대중으로 하여금 사게 하려는 음모(?)라고 말못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대중투자가! 매매의 「타이밍」에서 한「템포」쯤 늦는건 어쩔수 없을지 모른다. 시장의 주역을 투신이 맡고있을 때는 투신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 주목하고 거기에 편승하는 것도 대중투자가의 투자요령일 수 있다. 당신을 대신해서 전문가가 운용하는 주식투자라는 모집때의 「캐치·프레이즈」대로 전문가 운용의 투신이라고 해서 거기에 「위크·포인트」가 없다는건 물론 아니다.
재무부의 강력한 지도아래 있어, 투신은 자주적 운용을 하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숙명적으로도 장세의 악화에 따라 오히려 차차 무방비일 수밖에 없게 돼있다.
예컨대 줏가 대폭락을 예견했다 하더라도 투신은 주식비율을 다소 낮출수 있는게 고작이며 설사 어떤 종목의 악재를 「캐치」했다 하더라도 완전히 빠져나가기는 어렵다.
투신이 던지면 줏가는 떨어지면서 기준가격의 폭락과 함께 해약쇄도라는 공포의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별수없이 은인자중하며 강세회복만을 기다린다.
결코 투신은 대중이 밖에서 상상하듯 「슈퍼스타」는 아니다. 대중이 총대를 맨다든지 하며 따라가지 않으면 골목길에 들어선 대형「트럭」처럼 무력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대중 투자가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투자기술로 투신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투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함께 춤출 까닭은 우리에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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