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두 현직 두 전직이 뛰어들어 혼전 춘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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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춘천-춘성-철원-화천-양구>
손승덕(공화) 홍창섭(무) 두 현직 의원 외에 김재정 전 공화당 원내총무(5선)가 무소속으로, 김준섭 전 의원(5, 8대)이 신민당 공천을 받아 전·현직의원 4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선거구 여기에 통일당의 양건주씨, 무소속의 이수복·유연국씨 등이 뛰어들어 혼전상태다.
『거물을 갖고 있는 영동은 발전 일로에 있는데 비해 영서에는 거물이 없다』며 지역 개발을 들고 나온 김재순씨는 철원-화천-양구 쪽에서 4선한 기반, 공화당 강원도 당위원장을 지낸 점. 월간지「샘터」를 발행하는 지명도 등이 강점.
김씨는 옛 선거구의 친지들을 찾아『정치방학은 건강 때문이었다. 우선 건강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건강을 과시.
김씨 출연에 가장 곤혹을 느끼는 측은 공화당. 이미 손승덕 의원과 공천 경합을 벌였던 신철균씨계 안모씨 등 일부 조직이 김씨에게로 넘어갔다는 소문이 파다한 속에서 손 후보는 김씨가 평안도 출신에 중선거구 출마가 처음인 점을 들어 『자기가 낳은 아들도 많은데 구태여 양아들을 데려올 필요가 어디 있느냐』고 유권자가 더 많은(58%) 춘천-춘성 쪽에서 지역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6년 동안 2천 쌍의 주례를 섰다는 손 의원은 10년째 동창회장직을 맡아 오는 춘천고 동문회와 마을금고 조직·체육계 지면 등이 기반.
그러나 김재순씨 출마 이외에 공화당 공천 경합자였던 이수복씨(48·전 청와대 경호원)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도「마이너스」요인.
일부 여당계의 이탈 외에도 같은 춘천고 출신이어서 동창세력이 양분되기 때문이다.
이씨는 선거구내 일부 이동에 돼지·송아지를 지원했고 춘고에 장학금을 주는 등 저변확대를 해왔다.
이북 출신이고 화천 쪽이 득표기반인 점에서 김재순씨와 같은 조건을 갖고있는 신민당의 김준섭씨는『지난번 9대 선거 때도 화천에서는 손 의원을 2배 표차로 이겼었다』며 김재순씨가 여당 쪽 인물이므로 타격은 공화당의 손 후보에게 있다고 말한다.
김씨는 6년간 선거구내 국민학교 학생들에게 책받침을 돌려 얼굴을 익혀왔고 교회를 순방, 예배를 보고는 교인들과 접촉하는 등 교회세력 확장에 역점을 둬왔으며 당 조직을 재건한 것이 강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호소하여 9대에 무소속 당선됐던 홍창섭씨는 다시 한번 마지막임을 호소. 73세라는 고령답지 않게 젊은 농부들과 소주 한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춘천시장·강원지사를 지낸 4선의 관록 때문에 노년층 지지가 두터운 편이다. 그러나 50대 후반 인구는 전 유권자의 7%정도에 불과하다. 『30년 한을 풀어달라』는 무소속의 유연국씨(58)는 이번이 7번째의 출마. 제헌의원 선거 때 차점 낙선했던 그는『6전7기』를 외치고 있으나 이번에 평생 소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소양강에 투신하겠다는 결의를 보이는 유씨가 어느 정도의 동정표를 얻을지 관심사다.
9대 선거 때 6천4백표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양건주씨는『그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뛰고 있으나 여당 성향의 표는 손승덕 의원과 김재순씨가, 야당 표는 김준섭씨와 홍창섭 의원이 대부분 나누어 가질 것으로 보아 사파전이 팽팽하고 지역적으로는 춘천-춘성에서 손-홍 의원이, 철원-화천-양구에서는 두 김씨가 유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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