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의 공화, 약간 만회|미 중간선거 큰 쟁점 없어 투표율 4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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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건진 특파원】중간선거에서는 야당이 유리하다는 전통을 깨고 공화당이 의석 수를 크게 만회하지 못함으로써 민주당은 상대적인 승리를 거두어 결과적으로 「카터」대통령의 입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공화가 대결한 「핫·이슈」가없었으며 조세감면과 「인플레」 억제를 통한 서민 생활보호를 앞세워 보수성 복귀경쟁을 벌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시작된 「프레포지션·13」이라는 감세 운동을 양당이 비슷하게 이용했다.
국민들이 선거와 병행된 주민투표를 통해 「앨라배마」「아이다호」「일리노이」「네바다」「노드다코다」「텍사스」 등 10여 개 주에서 조세감면을 강력히 지지한 것이라든지, 공화당이 약간의 의석을 늘린 사실 등은 서민의 의사가 반영된 증거로 들 수 있다. 이 같은 보수성향의 노출은 공화당이 80년 선거에서 백악관을 공략할 기반을 제공했다는 정치적인 의미 외에도 앞으로 「카터」의 시정방향이 국민생활보호를 더욱 강조할 것이라는 점에서 뜻을 갖는다.
당초 예상대로 민주당이 낙승했지만 「카터」 대통령과의 협조문제에서는 95대 의회가 그랬던 것처럼 순조롭지는 못할 것 같다.
이번 선거가 「카터」에게 정치적 이득을 준 것은 「카터」자신이 이번 선거를 80년을 향한 조직과 기반을 점검하는데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다.
「카터」는 몸소 22개 주를 돌면서 민주당후보들에 대한 지원유세를 하는 동시에 80년의 대통령선거를 위해 뛸 자기의 선거참모들에게 「실무현지교육」을 단단히 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카터」를 .실망시키는 것이었다.
「카터」는 모두 29명의 후보를 위해 지원유세를 했는데 그중 11명만 당선되고 18명은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
「업저버」들은 대통령의 직접지원을 받고도 낙선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것은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크게 감퇴시킨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또 한가지 특징은 민주-공화 어느 당도내부를 결속시키는 「이슈」가 없었으며 유권자들이 대체로 선거에 냉담했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40%를 하회한 투표율은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한국「스캔들」에 관련됐던 의원 중에서는 「존·맥폴」(민주·「캘리포니아」주)하원의 1명만이 낙선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당선됐다.
하원본회의에서 「견책」을 받았던 「로이벌」「윌슨」하원의원 등은 초반부터 「리드」를 지켜 낙승했다. 하원 윤리 위의 견책을 받았던 「패튼」의원이나 「가이어」 「브레이드머스」하원의원과 「존·타워」상원의원(텍사스주)도 당선됐다.
CBS-TV의 「월터·크론카이트」는 『한국「스캔들」의 희생자는 단 1명뿐이다. 박동선 사건이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끼친 흔적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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