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하는 해양대 실습선 「반도호」 해상박물관으로 개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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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나라의 고급해기사를 길러낸 해양대실습선 반도호(3천3백4t)가 선박박물관으로 일선에서 물러서게 됐다.
한국해양대학은 30일 5년 전 태풍으로 폐선직전에 놓여있던 반도호를 수리, 부산시동삼동 「캠퍼스」 구내의 육상에 끌어 올려 학생들에게는 기관실습장으로, 일반인에게는 해양 한국을 개척할 노장의 모습을 일러주는 박물관으로 보존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해대는 곧 본격적인 수리작업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중에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
길이 1백lm·폭 14m인 반도호는 l934년 일본「하리마」 조선소에서 화물선으로 건조된 후 2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해양대의 실습선이 되기까지 거센 파도 만큼이나 험한 뱃길을 오갔다.
남지나해에서 연합군의 어뢰공격을 받아 선수접합수리를 받았고 부산에서 일본군의 군수품을 하역하다 8·15를 맞았다.
당시 「맥아더」장군은 한국 연안에 정박했던 모든 일본선박은 한국의 소유라고 못박았으나 그때까지 금천환으로 이름 불렸던 반도호는 일본으로 도망쳤다가 47년 대일선박 반환청구로 우리 나라에 돌아왔다.
그후 해운공사의 전신인 조선우선에서 화물선으로 운항했으나 4·19후인 60년 학생들의 청원으로 해대의 실습선이 됐다.
반도호는 이듬해인 61년12월 대망의 1천「마일」태평양횡단 항해를 성공리에 마쳤다.
그후 16년간 매년 실습생들을 태워 세계각지로 실습항해를 해 그동안 1천명이 넘는 고급 항해사와 기관사를 양성했다.
73년8월 태풍에 36년간 쉼 없이 들려오던 「스크루」를 멈추고 실습선의 자리마저 현대시설을 갖춘 한 바다호에 인계했다.
반도호가 박물관으로 모습을 드러내게되면 거대한 선체의 전부를 한눈에 살필 수 있어 새로운 관광명물의 구실까지 겸할 수 있게됐다. 【부산=이무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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