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새마을지도자등과 환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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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대통령은 11일 월간 경제동향보고를 받은뒤 경제기획원 장관실에서 새마을지도자 유홍식씨(54·전북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지연부락) , 오병철씨 (53· 경기도 양평종합고등학교장), 부녀지도자 김금순여사(53·용연부락)등과 곰탕으로 점심을 같이하면서 농촌의 소득증대사업등에 관해 대화했다.
다음은 대화요지.
▲박대통령=오교장, 학교에서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는데 성공했는데 「슬라이드」에서 본 것처럼 지금도 사업장을 연탄불로 소독하나요.
▲오교장=그렇게 하고 있읍니다.
▲박대통령=과학기술연구소에서 학자를 보내 간단히 소독하는 방법을 연구시킬테니 그 사람들의 기술지도를 받도록 하시오.
사진에서 보니까 옛날에 형편없던 마을이 새마을 지도자의 노력끝에 호당 4백4만원의 소득을 올렸는데 전북에서 어느정도의 소득 수준인가요.
▲박판저 완주군수=용연마을이 완주군 내에서는 1위이고 전북을 통틀어서는 2위입니다.
▲박대통령=용연마을에서는 표고버섯외에 무엇을 많이 재배합니까.
▲유지도자=밭에는 깨 고추 등을 많이 심고 감을 생산해서 꽂감을 만들어 팔고 있읍니다.
▲박대통령=생감을 저장했다가 뒤에 팔면 소득이 나올텐데 저장을 못 할리 없습니다. 강릉 어디에서 감을 보관하는데 성공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장덕진 농수산장관=농어촌개발공사에서 시험 결과 거의 성공했습니다. 저장한 감에 수분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읍니다.
▲박대통령=곶감은 주로 제삿상에 놓는데 옛날 사람들이 저장방법을 몰라서 곶감을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꽂감보다 생감이 영양도 좋고 맛이 더 있는 만큼 농수산부가 저장방법을 연구하도록 하시오.
(오교장에게) 졸업생들은 대략 어떤 일들을 하나요.
▲오교장=77년도에 67%가 취직하고 5%정도가 귀농 했읍니다.
▲박대통령=농사를 짓고 싶어도 가난하고 영농자금이 없어서 도시로 나가 취직하겠다는 졸업생이 많을 겁니다.
용연마을처럼 연간 4백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있는데 도시에서 취직해 봐야 한달에 5만원 정도 받으면 연간 60만원에 불과합니다.
졸업생들의 희망을 받아서 통계를 내보고 영농자금을 지원토록 하여 농촌에서 일 하겠다는 사람을 뒷받침해 주도록 하시요.
영농자금의 지원 계획은 어떤가요.
▲장 농수산장관=각하 지원금을 합한 8억원의 기금에서 나오는 연가 약2억원의 이자로 전국 2천명의 귀농 희망 농고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하면 농협을 통해 저리자금을 융자하도록 되어 있읍니다.
▲박대통령=오교장같은 분은 정부의 지원이 없더라도 열심히 하는데 정부지원이 없어서 일을 못하겠다는 사람이 더러 있는 것 같아요.
공화당 정부 초기에 모범부락들에 집을 지어주고 소와 영농자금, 심지어 농기구까지 지원해 준 일이 있는데 이들 중 성공한 부락은 거의 없어요. 일하는 사람의 자세에 달려있습니다.
(박군수에게) 완주군에도 노풍벼를 심었나요.
▲박군수=2천8백ha를 심었는데 그중 1천2백96ha가 40%정도 피해를 보았읍니다. l만8천ha에 신품종을 심어 그쪽의 증산으로 피해량을 보충하고 남게 되었읍니다.
▲박대통령=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박군수=비료를 너무 많이 주고 8월 장마등 기후조건이 나빴던 것 같습니다.
▲박대통령=신문에서 보니까 울산지방에서 인가는 아무 피해가 없다고 하던데‥
▲장농수산장관=피해지역은 비료와 기후 조건등에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대통령=정부가 무책임하게 노풍을 보급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부가 철저히 전국적으로 조사를 해서 영농방법, 시비등을 분석, 농민들에게 피해 원인을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어요. 연구자의 권위를 위해서도 정확히 밝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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