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맴도는 부동산 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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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부동산 투기 억제 및 지가 안정을 위한 종합 대책』(8·8조치)이 발표 된지 2개월째인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가 최저 밑바닥까지 내려간 상태에 있다. 이 가운데 「아파트」 청약 미달·해약 사태가 일어나고 있으며 한때 투기꾼들이 몰렸던 강남의 땅 값도 평당 10여만원이 떨어져 있으나 그나마 거래가 거의 없어 부동산 거래 업소의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의하면 8·8조치 후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최근 분양한 영동 5차 한양·방배동 소라(율산건설) 한신공영의 신반포「아파트」는 분양 미달을 면했으나 「아파트」 호경기 때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라이프」주택이 분양 중인(1순위자 9월28, 29일 신청 완료·2순위자 2일 신청), 잠실 장미「타운」 2차분 1천3백2가구는 1순위자 신청 접수 결과 응모 미달이었다.
「라이프」가 건설하는 「아파트」 미달 사태는 금년 들어 처음으로 ▲부동산 경기가 전체적으로 침체한 데다 ▲투기보다는 실수요자만이 분양에 응모하고 ▲장미「타운」 「아파트」의 위치가 좋지 않으며 ▲전용 면적이 다른 「아파트」에 비해 작은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분양 면적 대비 전용 면적은 강남 해바라기「아파트」(풍한주택)의 경우 최고 81%, 영동 한양 5차는 78∼79%였으나 장미「타운」2차는 33평형의 경우 75%, 28평은 76% 정도에 그쳤다.
지난 8월 분양한 시흥의 H「아파트」는 아직도 분양이 물량의 60%정도에 그치고 있으나 해약 희망자까지 있으며 특히 지방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있었을 때는 인천·수원·안양 등지에서도 분양 미달 사태가 없었으나 최근에는 거의 미달이다.
영동 진흥 개발에서 분양 중인 인천 송「아파트」7백가구는 2일 현재 70%가, 태평양건설이 역시 선착순 분양 중인 인천 송림동의 「아파트」는 응모 미달이다. 「아파트」값도 지난 8월초를 고비로 「피크」에서 떨어지기 시작, 잠실 고층 36평형이 층에 따라 2천4백∼2천8백만원까지 올랐는데도 매물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제일 좋은 층이 2천4백만원 이어서 4백만∼1백만원 떨어져 있다. 한편 강북 남을 가릴 것 없이 땅값도 크게 떨어진 채 거래는 거의 없다.
영동의 N개발에 의하면 강남구 논현동 노른자위 땅값이 최고 80만원까지 갔다가 현재 65만∼70만원 선인데도 거래가 거의 없고 상업 지역에 있어서는 60만∼70만원 호가하던 것도 50만원으로, 주택지역은 45만∼50만원이었으나 40만원 선에 머무르고 있는데도 거래가 안돼 강남의 복덕방 업자들은 세금 관계로 휴·폐업자가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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