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새마을지도자들과 환담|"농약잘안듣는 병충해가 문제"|"농업을 천직으로 아는 농고생들 많이나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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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정희대통령은 7일낮 경제동향보고회의가 끝난후 기획원장관실에서 새마을지도자등과 곰탕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금년도 농사작황·농촌주택개량·농업고교 운영실태등을 화제로 약1시간동안 환담했다.
다음은 대화요지.
▲박대통령=(김석종청도군수와 이현호장흥군수에게) 요즈음 새로심은 품종노풍에 병충해가 많다는데 그 지방은 어때요.
▲김군수=노풍을 심은데에 병충해가 일부 생겼읍니다만 방제를 많이해 피해는 별로 없습니다. 부분적 현상입니다.
▲이군수=자세한 피해상황은 9·15작황조사에서 밝혀지겠읍니다만 노풍단지에는 피해가 좀많고 노풍과 만품종을 섞어 심은 지역은 괜찮습니다.
▲박대통령=병충해가 약을 쳐서 들어야하는데 잘안듣는다니까 문제가 있지요.(경북청도군풍각면현리동·정영조지도자·전남장전군대덕면옹암리 박세옥지도자에게)현리마을과 옹암리는 금년에 주택개량을 얼마나 했읍니까. 농민들이 부담이 많다고들 안해요? ▲추지도자=올해 13동, 내년엔 40동을 개량할 계획인데 금년은 모두 자력으로 한것입니다.
▲박지도자=올해5동, 내년에 15동을 개량할 작정입니다.
▲박대통령=서둘러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지요. 현리엔 사과를 심어 소독을 올렸다는데 품종이 뭡니까.
▲정지도자=왜성사과입니다. 심고난후 평균4∼5년 지나야 수확을 합니다.
▲박대통령=이젠 대구사과가 신품종인 「후지」등 보다 맛이 뒤지지요. 몇년전 수원에 가보니 시험장에 키는 작은데 나무 가지가 부러지도록 사과가 많이 달렸던데 왜성사과와 접을 해 개량종을 많이 심도록 하시오.(장덕종농수산부장관에게) 경부국도를 따라 평택·성탄지역의 야산에 왜성사과를 많이 심도록 했는데 잘 되고 있나요.
▲장장관=활착이 빨라 성장 상태가 좋다고 들었읍니다.
▲박대통령=오늘아침 방송을 들으니 제주도 서귀포에서 「비닐·하우스」에 「바나나」를 재배하는데 성공했다고 하더군. 밀감보다 4∼5배의 소득을 올릴수 있다지요.
아까 농고육성방안을 보고 받았는데 농업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거나 농촌에 임시로 있다가 도시로 빠져나같 생각을 한다면 농고가 제구실을 못할것입니다. 농업을 신성한 천직으로 생각하고 졸업후 고향에 돌아가 열심히 농사를 짓겠다는 신념에 차있는 학생들이 많아야 합니다.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사와 학생들이 솔선, 주변의 농민들을 찾아 연구·지도하게되면 자연히 그 학교가 지역사회개발의 「센터」역할을 하고 농민들도 협조를해 덕을 봅니다.
삼척의 어느 해변 국민학교 교장이 열성적으로 일해 그 마을을 부자마을로 바꾸어놓은 사례가 있듯이 정부의 지원과 시설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것은 정신상태입니다.
농고생들이 공연히 도시로 나와 농기구회사등에 취직해봤자 얼마 받지 못할 형편인데 요즈음 농촌은 문화적 혜택도 받게되어 살기가 좋지 않습니까. 농고졸업생들의 취업율은 어느정도지요.
▲장장관=현재 37%의 취업율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는 군에 가거나 잠재적실업자로 남아있읍니다.
▲박대통령=올해도 풍년이 들것 같다는데, 어떻소. 신문을 보고 방송을 들으면 병충해로 농사를 망쳤다고 하던데.
▲김석종청도·이현호장흥군수=작년보다 수확이 늘것으로 예상하고 있읍니다.
▲박대통렁=목포와 순천을 잇는 국도가 이젠 다 포장이 됐읍니까.
▲이군수=포장이 90% 끝나고 금년말 완공될 것입니다.
▲박대통령=10여년전 선거때 먼지를 뒤집어쓰고 포장안된 길을 다니다보면 강진지방의 야산들이 개발할때가 많았었는데 포장이 되고 교통이 좋아지면 빨리 발전할 것입니다.
▲길전식공화당사무총장=이 지역 주민들이 벌써 낙농에 손을 대기 시작했읍니다.
▲박대통령=(김용환제무장관에게) 저축의날 행사가 언제지요.
▲김장관=9월12일 거행할 예정입니다만 각하께서 직접 담화문을 내주시고 언론계등 사회 각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저축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읍니다. 특히 사회저명인사들의 적금가입운동이 효과를 보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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