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이스라엘 견해차 좁힐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조제프·시스코」 「아메리컨」 대학 총장은 전에 미 국무차관을 지냈으며 「헨리·키신저」전 국무장관의 중동평화외교에 깊숙이 간여했던 중동통이다. 다음은 그의 특별기고. 【편집자주】
외교란 문제를 완화하는 것이지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드골」이 말한바 있다.
이 말은 9월5일 「캠프데이비드」에서 개막되는 「카터」·「사다트」·「베긴」의 정상회담 결과에 잘 어울릴 것 같다.
「카터」 행정부는 어떤 결정적인 돌파구가 발견되리라는 성급한 예측에 쐐기를 박고 있는데 이는 현명하고도 신중한 태도다.
그렇지만 「사다트」「이집트」대통령과 「배긴」 「이스라엘」수상은 미국의 새로운 제안에 따라 현재의 교착상태를 완화하고 평화협상을 계속하도록 고무할 만한 조심스런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있다.
「캠프데이비드」회담의 기초작업은 「사다트」의 극적인 「예루살렘」 방문이후 9개월동안 직접적이거나 미국의 적극적 후원에 따른 고위급 접촉으로 이루어졌다. 그동안 기대했던 만큼은 실제적인 진전이 없었지만 알려진 것보다는 더 많은 진전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건국이래 처음으로 중동에서 유대인 국가를 승인하고 평화를 이룩하여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용의가 있는 「아랍」 국가와 협상하고 있다. 본질적인 문제에서는 이견이 계속되고 있으나 전장을 협상 「테이블」로 바꿈으로써 새로운 심리적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있다. 이제는 호화 그 자체가 아니라 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방법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아랍」 세계에서 과격파와 「테러리즘」의 위험은 상존하겠지만 온건세력이 계속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서방에 내한 태도도 상당히 전환하고 있다.
미국은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중재자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난9개월 동안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입장에 변화가 있었다. 양측사이의 평화는 완전한 관계정상화와 접촉을 포함하는 것이라야만 된다고 양해가 이루어졌다.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우려는 진지하게 참작되었고 「사다트」 대통령은 잠정적으로 「이스라엘」 군이 아랍영토에 계속 주둔하는데 대해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시사했다.
최종적인 해결책이 마련된 5년 내지 7년간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을 인정하는 일종의 잠정합의는 대체로 양측에 의해 합리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또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세워질 「팔레스타인」 해방전선 국가가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다같이 잠재적 위협이 될 것이라는데 대해서도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더우기 중요한 진전은 「시나이」반도를 「이집트」에 돌려주겠다는 「베긴」 수상의 자세다.
「가마시」 「이집트」 국방상과 「와이츠만」 「이스라엘」 국방상이 「시나이」 반도에 대해 세부사항을 토의해 보니까 양측사이에는 극복할 수 없을 만큼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지는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점은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 대한 해결책에서 양측사이에 극복할 수 없는 근본적인 견해차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양측은 「유엔」 평화군의 주둔문제·미정보기지 설치문제·비무장지대실정문제·공군기지문제·「이집트」 주둔군의 위치와 규모제한문제·「샤름엘 셰이크」항 문제·「이스라엘」군의 철수문제 등을 포함하는 「시나이」반도에서의 안전보장문제 등을 토의했다.
그 결과 67년 제4차 중동전 이전 상태의 국경선의 범위 안에서 「시나이」반도를 「이집트」에 되돌려 주겠다는 「이스라엘」의 제안 속에 타협될 수 없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69년에도 비슷한 제의가 있었지만 양측 모두가 강력히 반대를 했다.
따라서 「캠프데이비드」 산장에서의 미·애·「이스라엘」 3자 정상회담이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는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 관한 해결책이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 「아랍」 자치정부를 허용하는 ∝가지 항목의 제안을 했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의 정년 국경밖에 있는 옛 「팔레스타인」 위임통치령의 일부다. 「이스라엘」의 제안은 「베긴」이 지난해 선거운동당시 취했던 입장에서 일보 전진한 것이지만 「사다트」의 요구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사다트」는 세가지 점에서 이를 수락할 수 없다.
첫째, 이 제안은「유엔」안보리 결의 2백42호에 따른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둘째, 이들 지역의 대부분에 대한 「아랍」측의 궁극적인 주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셋째, 궁극적으로 이 지역의 장래를 결정할 협상에 「팔레스타인」의 참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카터」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 회담에서 양측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달부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는 전에 초안했던 전면적인 평화안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적어도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규정한 「유엔」안보리 결의 2백42호가 「요르단」 강 서안과「가자」 지구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평화현상진행의 최소한의 요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베긴」과 「사다트」가 현재의 입장을 고집하면 회담은 성공할 수 없다.
「이스라엘」군의 전면철수는 「이스라엘」의 여론이 도대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이스라엘」군 통제하의 단일 정치기구 안에 두려는 「베긴」의 계획을 「아랍」측은 수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 두가지 극단적인 태도사이에서 타협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어떤 기본적인 이견도 정상회담에서 해소된바 없지만, 이번 「캠프데이비드」 회담에서 양측의 간격을 좁힐 수 있다는 희망은 가질 수 있다.
「캠프데이비드」 회담이 현안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완화할 수는 있다.
시도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