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납량특별대국|한·일전의 결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일 정상의 대결이 1대1「타이·스코어」를 이룬가운데 결승판인 제3국의 등장인물은 김희중5단과「우메끼·스구투」(해목영)5단 역시 제한시간 각25분에 5호공제의 규정이다.
「속기의 명수」김희중이 좌정하자 한국기원5층 대회장에 쇄도한 우리측 애기가들은 소리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일본 바둑관광 단원들은 「우메끼」5단에게. 이것이 야구경기 였다면 「홈런」타자의 등장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겠지만 두뇌의 「스포츠」인 바둑 경기에서는 마음속으로 성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일본사람들은 이름자를 제멋대로 발음하는 습성이 있다. 영은 「에이」흑은 「히메」로 많이 발음하는데 「우메끼」5단은 또 「스구루」로 행세한다.
「스구루」는 일본어사전에 『정설중에서 뽑은』으로 나와있다. 그러니까 정예중에 정예라는 뜻이다.
비단 이름뿐아니라의 바둑 또한 그렇다 얘기. 금년들어 부쩍 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돌을 가려보니 금5단의 흑이 나왔다. 순간 우리측 인사들은 소나기처럼 시원한 한판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흑1,3,5는 전형적인 실리위주. 이하19까지는 피차 교과서대로의 진행이었으나 백20은 너무 소극적인 인상이다. 이렇듯 일이 지키다가 어느 세월에 「선착의 효」를 깬단말인가.
「우메끼」5단은 안전제일주의가 상책이라고 판단했음일까. 김희중이 「속기의 명수」라는 얘기를 이미 들어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금5단의 흑21이 문제의 한수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