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자격증 취득시험|절차 번거롭고 필요 없는 서류 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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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급격한 산업화로 직장마다 일정한 자격을 요구하는 직종이 늘어나고 있으나 자격증을 따는데 필요한 절차나 조건 등이 너무 까다롭고 번거로와 지원자들이 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한가지 장비를 움직이는 자격을 얻는데 각기 다른 2개의 관청에서 실시하는 면허시험에 합격(중장비 운전사의 경우)해야하는가 하면 1, 2차 시험으로 나뉜 자격시험에서 1차 시험 합격자만 갖추어도 될 서류를 굳이 처음부터 제출토록 하는 등 필요이상의 서류제출을 강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격취득 희망자들은 많은 경비와 시간을 낭비하고 있으며 정부의 기능인력 수급에도 차질을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하는 대표적인 예로는 최근 국내외 건설「붐」을 타고 급격히 수요가 늘고 있는 중장비운전면허.
중장비운전사로 취업하려면 우선 운전면허증(경찰주관)과 중기조종면허(지방자치단체주관)를 함께 받도록 되어 있다.
두 관청을 넘나들면서 치러야하는 두 종류의 면허시험에는 각각 원서·주민등록 초본·사진5장 등을 경찰과 시청 등 지방행정기관에 따로 제출해야한다.
그러나 경찰에서 실시하는 운전면허시험은 월1회이지만 지방행정기관이 실시하는 중기조종면허는 연3회로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더라도 4개월을 기다려야 중기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해외취업을 위해 운전면허를 얻고 중기면허시험을 기다리고 있다는 김종관씨(29·서울 동대문구 면목동)는 『한가지 장비를 움직이는 자격을 얻기 위해 두 가지 면허를 얻어야 하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한 기관에서 동시에 면허시험을 볼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시정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4월 서울시가 실시한 간호보조원시험에 응시했던 박모양(21·서울 동대문구 면목1동) 은 응시서류를 갖추는데 꼬박 6일이 걸렸다고 불평했다.
1차 시험 응시를 위해 박양이 제출해야했던 서류는 ▲응시원서 ▲주민등록동본 ▲학원수료증 사본 ▲신원증명서 ▲건강진단서 등 5가지.
주민등록동본과 학원수료증을 떼는데 하루, 건강진단서를 떼는데 2일, 고향인 강원도 강릉에서 신원증명서를 떼는데 2일 등 6일이 걸렸고 비용도 강릉까지 왕복여비3천원·건강진단서 5천원·사진대 등 1만3천원이 들었다.
박양은 1차 시험합격 후 2차 면접시험에서 떨어졌다면서 건강진단서나 신원증명서 같은 것은 1차 시험 후 2차 시험 때나 그후에 갖춰오도록 하면 시간과 돈의 낭비를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개인「택시」면허도 마찬가지.
▲신청서 ▲경력증명서(회사발행) ▲무사고증명서(경찰서발행) ▲신원증명서 ▲건강진단서 ▲주민등록등본 ▲병적 확인서 등 7가지의 서류를 갖춰오도록 하고 있다.
경찰의 무사고증명서 발급에는 1주일이 걸리며 회사의 경력증명서를 떼는 것도 수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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