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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3차 세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l985년8월4일, 일요일 상오4시47분.
동독령이 바라보이는 서독국경 「비르티크」의 402고지에서 한 영국 병사가 전방의 「이상」을 발견한다. 소련군 전차대가 이쪽을 향해 진격해 오고 있는 것이다.
서방연합군의 방어선은 곧 무너지고 만다. 소련군을 주력으로한 「바르샤바」조약기구군의 선제공격에 의해 세계정세는 극적인 변화 속에 휘말린다. 개전 이튿날 「프랑스」군은 참전을 선언한다. 이것은 소련측이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아뭏든 소련군은 9일만에「라인」강 안에 도달한다. 「윈헨」·「뉘른베르크」는 함락되고 「베를린」은 봉쇄 당한다.
기선을 빼앗겼던 연합군은 기어이 태세를 가다듬는다. 미국으로부터 지원군이 도착하기 시작한다. 7만 병력 공수. 대서양의 대형수송선 48척도 동쪽으로-.
우주에서도 전쟁이 벌어진다. 미국의 4인승 「스페이스·셔틀」이 파괴된다. 소련은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레이저」광선으로 미국 우주선의 태양전지를 부숴버리는 것이다. 최초의 우주전사자 4명.
8월20일 상오10시5분. 미 「콜로라도」주의 「레이다」기지는 소련의 「미사일」발사를 탐지한다. 3백17초 후엔 폭발. 미국대통령은 핵탄두 「미사일」장비 잠수함 64척에 보복공격 준비를 명령한다.
소련 「미사일」의 목표는 영국의 대공업 도시 「버밍검」. 섬광·열기·불덩어리·버섯구름. 30만명 사망, 25만명 중상, 50만명 경상. 영국의 여 수상은 미·불의 동의를 받고 보복을 결정한다. 목표는 역시 소련의 공업도시 「민스크」. 미·영의 핵「미사일」2발이 「민스크」상공에서 폭발한다. 그와 동시에 미국대통령은 「핫·라인」으로 「모스크바」에 전한다. 『이것은 한정 핵전쟁이다』고.
소련은 기어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동구의 위성국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중공은 그 반란국의 독립을 재빨리 승인.
l985년8월말. 3주만에 전쟁은 끝난다. 제3차 세계대전의 종말이다.
이것은 요즘 영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존·하케트」저 『제3차 대전·1985여름』의 줄거리다. 저자는 2차 대전때 『멀고 먼 다리』로 유명한 「안헴」(네널란드)전투에서 용명을 떨친 장군. 3차대전의 서막을 재래전 형식으로 전개한 것은 구시대적 사고 같지만, 그 과정과 몇 가지 가정들은 미래의 세계를 예견하는 것 같아 퍽 흥미있다.
이 전쟁의 실마리는 중동의 미·소 각축에서 비롯된다. 80년대의 중동은 「이란」을 제외하고 「이집트」와 「사우디」가 친소「그룹」, 「아시아」는 일·중공의 공존공영으로 평화. 이런 가정과 전개는 불과 7년 후의 세계상이다. 그때의 한반도는 어떤 상황일까. 글쎄…. 영국의 노장군이 「자기중심」으로 세계정세를 재단한 『제3차 대전』은 어딘지 우리의 감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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