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접 비 고시 지역에서 투기 성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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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본사 취재망 전국 조사>
정부가 부동산 과열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7월24일까지 3차례에 걸쳐 부동산 투기 지역을 고시하자 부동산 거래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그 두드러진 특징은 ①전체적으로 거래가 주춤해지고 ②지가 고시된 투기 지역과 그 밖의 비 투기 지역의 땅값이 평준화되는 경향이며③비 투기 지역 중 경기·강원 등 일부 지역 땅값이 많이 오르고 있는 점이다.
3일 본사 전국 취재진의 조사에 따르면 땅값 앙등은 수원·인천·부천시 관내 비 투기 지역과 의정부 주변 지역을 비롯 강원도 춘천·원주·속초시 관내 일부 지역이 특히 심해 오른 율은 평균30∼40%, 최고 3백%까지 이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금까지 서울 등지에 몰려 있던 부동산 투기꾼들이 우선 서울과 가깝고 개발 전망이 밝은 지역으로 조작하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강원·경기의 비 투기 지역에서는 거래도 활발하며 일부 지역(인천시 용현 1동·도화동·원주시 일부)에는 살 사람이 몰려도 내놓은 땅 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투기 억제 지역으로 고시된 지역은 서울을 비롯, 어디서나 땅값이 보합세이거나 다소 내렸지만 거래는 거의 중단 상태.
서울 시내 땅값은 거의 변동 없는 보합세이며 신축 중인 「아파트」의 「프리미엄」도 동 당 1백만∼2백만원 정도 떨어졌다.
이밖에 수원·인천·부천 등 경기도 내의 투기 억제 지역은 물론 충청·영호남 지역의 투기 억제 지역 땅값도 보합 상태이거나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는 다소 거의 중단 상태다. 다만 구미 지역만은 다소 오름세를 나타내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각 지역별 지가 변동 상황은 다음과 같다.

<경기>
수원시의 경우 우만동과 화서동이 투기 지역으로 묶이자 인접한 고등·서둔·율전동과 인계·지동 일대의 땅값은 투기 지역 3차 고시 이튿날인 지난달 25일께부터 5천∼1만원이 오른 평당 6만∼1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시의 경우도 비 투기 지역인 수인 산업 도로변 만수동 일대는 평당7만∼8만원에 10만∼11만원 선으로 37∼43%가 올랐다.
또 용현 1동과 도화동 일대는 팔 땅이 없어서 사지 못하는 실정.
부천시의 비 투기 지역인 삼정·약대·내동 일대는 7월25일전까지 평당 5만∼15만원에서 요즘은 7만∼20만원을 웃돌아 33∼40%이상 올랐다.
특히 여월·오정·중·상동 일대는 아주 외진 곳이 l만5천원에서 5만원으로 3백%까지 폭등했고 주택지가 7만∼8만원에서 15만원으로 1백%정도 뛰었다.
또 의정부시 전역이 투기 지역으로 추가 고시되자 인근 동두천읍의 경우 평당3만∼5만원 하던 택지가 6만∼8만원으로 60∼2백% 올랐다.
양주군 주내면 남방리와 회천면 덕정리는 평당 2만원에서 3만∼4만원, 송추, 일영 등 유원지 부근은 최고 3백%까지 폭등, 평당5∼8만원을 홋가하고 있다.

<강원>
투기 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유일한 도청 소재지인 춘천 시내 일부 지역은 서울 등 전국의 부동산 투기꾼들이 마구 몰려들어 택지와 야산을 가리지 않고 사들여 땅값이 6월에 비해 평균 1백%까지 올랐다.
이 같은 땅값 폭등은 후 평·효자 3·교동과 남춘천 일대가 특히 심해 7월 중순까지 평당 5만원 정도이던 택지가 요즘은 10만원 선으로, 8호 광장에서 후평동에 이르는 도로변 택지는 7만∼10만원에서 15만∼20만원으로 각각 1백%정도 올랐다.
원주 시내 땅값도 많이 올라 일산동 일대 택지는 6만원에서 13만∼20만원으로 치솟았고, 서부간선 도로변 등엔 원매자만 늘고 있을 뿐 지주들이 땅을 내놓지 않아 땅 값 앙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비 투기 지역 중 투기꾼 들 이 탐내는 지역의 하나인 강릉 경포 지대와 동해고속 도로변의 임야도 요즘 다투어 팔리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고속 도로변인 명주군 북호읍 심곡리 일대의 임야는 요즘 평당 3천원으로 치솟아 50% 이상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속초시 교동 일대의 택지는 평당 6만원으로 최근 1만∼1만5천원 정도 올랐다.

<전남·북>
광주시의 경우 최근 동운동 일대에 부동산업자들이 몰려 7월 25일 이전까지 택지가 평당13만∼14만원에서 요즘은 20만∼25만원으로 크게 뛰었으나 지주들이 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
또 백운동 일대도 평당 12만∼13만원 하던 것이 16만∼17만원으로 올랐다. 이 밖의 비 투기 지역은 평균 10%쯤 올랐으나 거래는 한산하다.
전주시의 경우는 개발 가능 지역이 모두 투기 지역으로 고시되자 평화 동·서 누학동 등 비 투기 지역의 땅값이 한때 20%정도 올랐으나 지주들이 머지않아 투기 지역으로 묶일 것을 우려, 다투어 내놓는 바람에 땅값이 다시 내렸고 거래도 거의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북>
부산의 경우 투기 지역의 인접 지역 중 변두리 개발 지역은 택지가 평당 10만∼20만원 선이 던 것이 투기 지역 고시 후 l5만∼40만원 선으로 폭등했다.
그러나 마산시의 경우는 양덕·산호동 등 투기 지역 주변 일부 땅값만 최근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 있을 뿐 그 밖의 지역은 아직 변동이 없으며, 진주시와 주변 지역도 땅값이 보합세로 아직은 별 다른 변동이 없다.
한편 대구 지방은 동구 수성동과 파동 등 절대 농지와 생산 지역까지 투기 지역으로 고시되는 등 시역의 60%정도가 투기 지역으로 묶여 땅값이 보합세이거나 내렸다. 그러나 구미 지역만은 투기 지역으로 묶인 인의동과 황잠동 등지의 땅값이 투기 지역 고시 전에 비해 평당 5천원∼1만원이 오른 2만∼8만원을 홋가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거래는 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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