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근무자를 우대한 최대의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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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내무부 지방 행정 30년 사상 규모가 가장 컸다는 서기관급 이상 1백57명의 인사 내용이 1일 밝혀지자 내무부는 인사후문으로 설왕설래. 김종호 지방행정차관보가 인사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밝혔듯이 이번 인사는 김치열 내무부 장관이 세운 인사원칙에 따라 지방청 위주로 도백들의 의견을 많이 참작, 그 동안의 공적과 연공을 크게 반영,「대체로 무난한 인사」였다는 후평들.
김 차관보는「이번 인사는 한마디로 짭짤한 작품』이라고 자찬(?)하면서『장관이 그 많은 인사대상자들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어 내무부 생활 18년인 자신이 손을 들어버렸다』고 말하기도 인사에 깊이 관여했던 C국장도『지방 관리를 너무 우대했기 때문에 지방청은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으나 본부는 섭섭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고 동정. 그러나 서기관생활 15년 6개월만에 부 이사관이 된 이승희 포항시장과 12년2개월만의 김창곤 경주시장, 14년3개월만의 최태하 청주시장 등은 이번 기회가 아니었던들 승진 기회가 아주 막혔을지도 몰라 다행스럽다고 C국장은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산림청 공무원이 군수와 내무부 본부로 기용되어 산림청 공무원들의 사기를 드높이는데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나 지방행정의「베테랑」으로 널리 알려진 정시채 산림청 기획관리관이 발탁에서 빠진 것이 아쉽다는 의견들. 또 내무부 본부에서 자체승진을 무척이나 기대했던 L과장과 3명의 H과장 등은 승진은 했으나 전출되어 못내 섭섭한 눈치.
부산시도 직급「인플레」로 경사가 났다고 하나 승진에서 제의되어 타도로 가게 된 몇 몇 간부들은 우울한 표정으로 봇짐을 싸느라고 부산. 그러나 이들은 다음 인사 때 연고지 배치로 다시 되돌아간다는 것이고 그 동안 직급인상 등에 공이 큰 김화섭 부산기획관리실장의 승진은『여러모로 잘 한일』이라는 평.
이우봉 경북기획관리실장과 이창수 내무부 재정과장 등 내무부 관료로서는 중량급인 이들을 1계급씩 승진시켜 연수원에 보낸 것은『연수원을 쓰레기통처럼 취급해온 종전의 인식을 없애고 참된 의미에서 육성시킨다는 취지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인사 주역들은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주목거리는 만년 부 이사관이라던 김종구 전 경남기획관리실장을 제주도 부지사로, 이석봉씨를 이사관으로 승진시키는 등 지방관리를 중용하여 정체된 지방인사에 숨통을 터 주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의 가장 큰 관심사인 치안감 승진은 김성주 치안본부장이『치안감 승진 대상자는 치안감이 된 후 그 자리서 끝날 사람은 아예 고르지 않고 장차 치안총감(본부장)감이 될 인물을 고르겠다』고 의미 있는 말을 해 L·P경무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총경급 인사는 사고지구나 취약지구만을 할 예정이어서 대폭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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