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분노·위기감이 5%P 이상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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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6·4 지방선거의 전국 투표율은 56.8%로 잠정 집계됐다. 1998년 제1회 지방선거(68.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의 54.5%에 비해서도 2.3%포인트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의 영향으로 투표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30~31일 실시된 사전 투표는 11.4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4일 “지난 지방선거 때는 4대 강 사업 등의 대형 이슈가 있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각 당이 선거운동을 제대로 못했다”며 “그럼에도 투표율이 지난 선거를 넘어선 건 사전투표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높은 사전 투표율을 근거로 전체 투표율이 60%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여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사전 투표가 신규 유권자를 끌어들이기보다, 대체 효과가 더 컸던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리서치랩 김규철 상무는 “5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닷새 간의 연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사전투표가 아니어도 투표장에 나왔을 적극 투표층이 날짜만 바꿔 투표하는 대체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투표율을 높이는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분석도 많다. 세월호 참사 후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이 결집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5월 19일) 이후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도 모여들었다는 거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야권 지지층의 분노와, 여권 지지층의 위기감이 투표장으로 유권자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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