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중독은 2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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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과자 연쇄 변사사건>
서울 도봉구 상계동 어린이 연쇄 변사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태릉 경찰서는 22일 숨진 정흥식군(12·상계2동 173)등 4명의 어린이가 약물중독에 의해 죽은 것으로 일단 추정하고있으나 이들 중 2명이「폐렴에 의한 호흡장애」또는「급성 뇌 호흡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담당 병원 측의 진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담당의사 및 병상일지를 중심으로 조사중이다.
경찰은 문제의 과자를 판 은주상회 주인 박말점씨(40·여)를 21일 하오 불러 조사한 결과 『살충제를 뿌릴 때 가게 안 진열대에 놓인 상품 위에「비닐」포장지나 신문지 같은 것을 덮지 않았다』는 진술을 받아 박씨들 중과실 치사상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어린이들이 먹은 「마카f니」과자(충남 예산읍 소재 정일당 제조」를 수거. ▲변질 및 살충제의 오염여부 ▲오염돼 있을 경우 살충제 양이 치사량에 이르렀는지의 여부 ▲살포한「디피마론」과「에프·킬러」혼합 살충제의 해독성 여부 등을 국립 보건원에 감정 의뢰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 관계자는 죽은 흥식군 남매와 김황노군(9)등 2명이 같은 날 은수상회에서 과자 또는 엿을 사먹은 후 비슷한 증세를 보인점 등으로 미루어 같은 원인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나 이들 중 흥식군 남매와 황노군은 화장했기 때문에 과자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은주상회 주인 박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19일 가게 안의 파리와 쥐벼룩을 없애기 위해 인근 중앙약국에서 구입한「디피마론」15㎖와「에프·킬러」1백50㎖를 혼합한 살충제를 지난달19, 21, 23일과 25일 등 4차례에 걸쳐 뿌렸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남편과 평소 형제처럼 가깝게 지내는 정두호씨(40·상계2동 173)의 장녀 영선양(6)이 서대문 시립병원에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가게에서 과자를 사먹고 죽었다는 죄책감과 평소의 친분 때문에 장례비 조로 35만원과 흥식 군의 치료비 일체를 부담한다는 각서를 써주어 경찰변사 신고과정에서 영선 양이 단순병사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영선 양은 지난달 30일 가족들에 의해 화장됐고 아직 사인 불명인 흥식 군도 국립과학수사 연구소에서 부검한 뒤 화장됐다는 것이다.
또 황노 군도 급성 뇌 호흡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병원 측 진단에 따라 화장됐으며 신정묵 군은 지난11일 사망한 뒤 가족들에 의해 매장됐다.
이 사건을 수사증인 서울지검 성북 지청 박인수 검사는 이미 매장한 신 군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시체 부검을 의뢰했다.
한편 보사부는 위생·약정국 합동으로 문제가 된 은주상회에서 파는 과자와 빵류 등 제품을 수거, 국립 보건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보사부는「에프·킬러」에「디피마론」을 섞었을 때 인체에 특히 독성이 강한지의 여부를 중점 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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