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밑에 영장 숨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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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현대「아파트」특혜분양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그동안 수사진전상황을 집요하게 쫓는 보도진들을 피하기 위해 각종 「눈속임」 작전을 연출.
그도 그럴 것이 관련업자의 신분 및 사건처리의 파급효과 등에 비춰 연일 60여명의 취재기자·사진기자들이 검찰청을 포위(?)했기 때문에 이들을 따돌리기에 갖가지 술수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는 변명.
대표적인 속임수가 14일 상오 4시쯤 정몽구 한국도시개발사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검찰은 마치 수사요원들이 마신 빈 음료수병을 버리러 가는 것처럼 「콜라·박스」 밑바닥에 영장 등 관계서류를 숨기고 그 위에 빈병을 가득 담은 채 기자들이 진을 치고있는 현관을 통과했으며 영장을 발부 받아 들어갈 때도 서류 위에 「카스텔라」·우유 등을 잔뜩 얹어 위장했다고.
수사가 급진전되던 13일 하오 8시 비상호출령을 받고 들어오던 이종남·허은도 대검특별수사부 과장도 『웬일이냐』며 기자들이 몰리자 『인근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던 길에 밀린 일거리를 처리하기 위해 돌아왔다』고 딴전을 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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