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 시술, 고령·만성질환자도 부담 없이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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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초이스병원 조성태 원장이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 고주파 특수 내시경으로 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고혈압 환자 신모(67)씨는 최근 척추전문병원을 찾았다. 평소 허리 통증이 있어 물리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3일 전 계단에서 넘어진 뒤 증세가 악화됐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검사 결과 허리 디스크 말기로 드러났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터져 신경을 압박하고 있었다. 수술이 필요했지만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나이가 많은 데다 고혈압이 부담이 됐던 것이다. 의사는 고주파 특수내시경 시술을 권했다. 수술에 대한 위험부담이 없어 나이가 많거나 만성질환자에게 적합한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충격을 줄여주는 추간판이 튀어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돌출된 디스크의 크기가 2㎜ 이하일 때는 초기, 2~4㎜이면 중기, 4㎜ 이상일 때는 말기로 구분한다. 시술이 필요한 중기와 말기 환자 비율은 8:2다.

통상 초기에는 간단한 물리치료나 약물로 치료한다. 중기에는 고주파나 열을 이용해 디스크 크기를 줄이는 최소침습법이 이용된다. 말기에는 수술이나 내시경시술로 디스크를 직접 제거한다. 돌출된 디스크를 축소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소 절개로 출혈 거의 없어

말기 디스크 또는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도 안심하게 받을 수 있는 치료법이 ‘고주파 특수내시경 시술’이다. 이 시술법은 고주파시술과 내시경시술의 장점을 갖춘 하이브리드 시술법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강남초이스병원 조성태 원장은 “우선 내시경과 특수장비로 돌출된 디스크를 자르거나 원위치로 되돌려놓는다. 이어 섭씨 50도의 고주파로 디스크를 응고·축소시켜 관절 사이에 바르게 자리잡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에취라제’라는 약물을 주입한다”고 말했다. 에취라제는 디스크와 신경이 유착되는 것을 방지하는 약물로, 통증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시술 시간이 짧다는 것도 장점. 모든 과정이 10분 이내에 이뤄진다. 입원하지 않고 당일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조성태 원장은 “고주파 내시경시술은 부분마취를 하고 환부를 최소 절개해 출혈이 거의 없다”며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고령자, 재수술 환자에게 적합한 시술”이라고 말했다.

이 시술에는 기존 내시경(지름 1㎝)의 3분의 1 정도로 얇은 특수내시경이 사용된다. 직경이 3~4㎜에 불과해 시술 중 신경을 압박하지 않는다. 시술 중이나 후에 통증이 적다. 또 지름이 작아 시술 중 체내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의료진이 충분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시술받은 뒤에는 재활치료 필요

기존 디스크 수술은 외과수술이나 내시경시술이 전부였다. 인대와 연부조직 손상, 그리고 신경 유착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내시경 시술은 외과수술에 비해 환자 부담이 적다. 하지만 돌출된 디스크를 잘라내는 치료에 주로 활용된다. 시술 시간은 30~40분 정도. 조 원장은 “기존 내시경 시술은 신경을 압박해 환자가 통증을 느끼거나 좁은 관절 사이에서 움직임이 제한돼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것이 고주파 특수내시경 시술”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현재까지 1만2000건의 고주파내시경 시술을 분석한 결과 환자 만족도가 95%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디스크 시술 후에는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디스크 주변의 근육과 조직을 강화하면 재발과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조 원장은 “시술 후 개인별로 질환·나이·증상에 따라 맞춤형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보통 환자 1인당 척추전문의사·도수치료사·운동치료사·물리치료사 4명의 전담팀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재활치료로는 디스크감압치료·도수치료·운동치료가 있다. 디스크감압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척추관절의 운동 범위를 증가시키는 방법. 척추 사이의 압력을 낮춰 디스크 모양이 회복돼 영양과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도록 한다.

도수치료는 치료사가 손으로 틀어진 척추를 바르게 잡아줘 신체 조화를 이루도록 돕는 재활치료의 일종. 병변에 대한 정확한 영상의학적 진단이 필요하다. 이 밖에 운동치료는 근육·인대·관절을 강화하는 재활치료법이다.

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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