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발굴보다 점수 경쟁에만 열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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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충북의 6연패로 끝난 제7회 소년 체전은 주최시인 대구시가 내건 「교육 체전」「질서 체전」「명랑 체전」의 「슬로건」처럼 어린 새싹들과 어른들이 일체감을 갖기에는 아직도 소원한 감을 남겨주었다.
75년 전국 체전 개최에 이어 제7회 소년체전을 유치한 대구시는 무더위와 가뭄 속에서도 인내와 고통을 감내하며 「슬로건」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을 쏟았던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도나 시 당국의 열성에 비해 시민들의 관심도는 일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냉담한 편이었으며 무관심과 소외감은 각 경기장에도 나타나 자매 결연 학교 응원단 외에는 별로 그 열성이 보이지 않았다.
이번 체전은 기록 면에서는 수영에서 작년 6개에 비해 10개의 한국 신기록이 수립돼 풍성한 수확을 거둔 듯 했으나 조진아·최윤정·김정은 등 3명에 의해 대부분 세워졌다는 점에서 선수 층의 두터움에 아쉬움을 주었다.
소년 체전은 기량 면에서 한국 최고 기록을 「마크」한다는 것은 무리겠지만 내일의 밝은 선수를 발굴한다는 것도 고질적인 시·도 채점 경쟁의 답습으로 기대만큼 발굴되지 못하는 전철이 또다시 되풀이됐다.
그런데다 일부 지도자들이 부정 선수를 만들어 어린 새싹들의 마음을 또 자시 멍들게 했다는 것은 일부 몰지각한 지도자들의 소행이지만 사뭇 가슴 아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소년 체전에서는 어린 새싹들의 발랄함과 함성이 내일의 한국 체육을 짊어질 수 있도록 건강하게 이뤄져야 하며 이런 점은 앞으로도 강조돼야 한다는 것이 뜻 있는 인사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대구=소년 체전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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