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독종처럼 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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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프지 않다."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허리부상설을 일축하고 예정대로 7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박찬호는 지난 2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에서 지독한 난조로 3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강판, 허리부상 의혹에 휩싸였다.

그러나 박찬호는 4일 전화통화에서 "내 허리는 늘 약간씩 뻐근하다 (박찬호는 허리 척추 마디 하나가 굽어 있다). 에이전트 보라스에게 몸이 무겁다고 말했을 뿐이며 등판 다음날 거른 것으로 알려진 장거리 러닝도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나와 충분히 소화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몸이 아프지 않은데도 그토록 위력 없는 공을 던진 이유에 대해서는 "너무 긴장했다. 부담이 컸다. 몸도 마음도 무거웠다"고 대답했다. 약 50일간의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객지(애리조나)에서 생활한 것이 피로의 누적을 불렀고,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커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찬호는 "이제까지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나 스스로를 옭아매는 부담이 됐다. 이제부터라도 주위의 시각에 연연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 좀 밉게 보이더라도 독종처럼 살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주위의 기대와 그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해방되고 싶다는 말이다.

박찬호는 "한번 해보겠다. 조급해 하지 말고 지켜봐 달라"는 말로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다.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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