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도시형생활주택 날개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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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식기자] 세종시의 도시형생활주택이 추락하고 있다. 한 때 청약 대박을 터뜨렸던 도시형생활주택시장이 증가하는 아파트 입주 물량에 수요를 뺏기거나 임대소득에 대한 정부의 과세 방침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26일 금융결제원과 세종시 공인중개 업계에 따르면 수 십대 1까지 치솟았던 도시형생활주택의 청약 경쟁률이 올해 들어 미달되는 등 2년 전 모습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4월에 분양한 세종한스웰시티는 145가구 모집에 단 6명만 신청해 모든 평형의 청약이 미달됐다. 이달 중순 분양한 세종시 까사리움도 175가구 모집에 141명이 신청해 평균 청약 경쟁률이 0.8대 1에 그쳤다. 전체 평형의 8.6%(15가구)인 전용 18, 19㎡형만 2.47대 1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20, 24, 25㎡형은 각각 0.72, 0.28, 0.97대 1로 모두 미달됐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년 전만해도 아파트 못지 않은 청약 흥행을 이어갔다. 2012년 6월 선보인 리슈빌S의 경우 평균 청약 경쟁률이 48.11대 1에 이르렀다. 평형별 청약 경쟁률이 전용 18㎡(94가구)형은 46.63대 1을, 19㎡형A타입(145가구)은 33.53대 1을, 19㎡형B타입(24가구)은 142대 1을 기록했을 정도다.

뒤이어 8월 말에 분양한 호수의 아침도 1군(200가구 모집 5711명 접수) 28.56대 1, 2군(88가구 모집, 5302명 접수)이 60.25대 1을 각각 기록해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세종시의 도시형생활주택의 인기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분양한 SR파크는 전용 24㎡형(20가구)만 청약 경쟁률이 5.9대 1을 기록하고 35㎡형(120가구)은 0.81대 1에 그쳤다. 이어 11월에 청약을 받은 모닝시티는 289가구 모집에 9명만 신청해 전체 평균 청약 경쟁률이 0.03대 1을 나타냈다.

투자심리 위축도 청약 미달 부추겨

도시형생활주택의 이 같은 추락에 대해 업계는 세종시 내 아파트 입주 물량의 증가를 한 원인으로 꼽았다. 아파트의 전·월세 공급이 급증하면서 월세가 하락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세종시 입주 예정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 2500가구에서 올해 1만2000여 가구가 예정돼 있다. 올해 분양 예정인 아파트도 1만700여 가구에 이른다.

이 지역 S공인중개 관계자는 “주거 물량이 부족했던 2년 전엔 10여 평 남짓한 도시형생활주택에서 월세 40~60만원을 내고 2~3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30평형대 아파트에서 3~4명이 월 50~60만원을 내고 살 정도로 아파트 전·월세 물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완공 도시형주택도 세입자 구하기 쉽지 않아

세종시 첫 번째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꼽히는 퍼스트타워의 경우 수요가 예전만큼 붙질 않고 있다. 2-2ㆍ3ㆍ4 생활권에 둘러싸인 입지 덕에 지난해에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5~50만원으로 공사현장 근로자들의 기숙사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올해는 보증금을 500만원으로 낮춰 내걸어도 세입자를 찾지 못해 고민 중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교사·교직원 등 학교 관계자와 세종시 공사현장 근로자가 주 실수요층을 형성했다. 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의 주거비용 경쟁력이 떨어지자 이들도 아파트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세종시로 옮겨온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공무원들의 임대 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은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수도권에서 세종시로 직행하는 교통편이 좋아지면서 세종시에 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세종시에 집을 구한 공무원들도 2~4명이 아파트 공간을 함께 나눠 쓰는 형태로 거주하는 등 도시형생활주택의 수요 하락을 부추겼다.

올 들어서는 전·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정부의 과세 방침도 도시형생활주택의 추락을 이끌었다. 정부가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나비가 공인중개 조경희 사장은 “업계는 세종시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수요 중 60% 정도를 투자 수요로 추산하고 있다”며 “올해 초까지만 해도 문의가 몰렸는데 2·26 대책 발표 뒤 거래 문의와 프리미엄이 썰물처럼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병원·문화시설 등 기반시설이 아직 부족해 주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점도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 도시형생활주택 평균 청약 경쟁률

분양 년월

도시형생활주택(위치)

청약 경쟁률

2012년 6월

리슈빌S(1-5생활권 C3-2블록)

48.11대 1

2012년 8월

호수의아침(1-5생활권　C20-3블록)

38.24대 1

2013년 7월

세종 SＲ파크(2-4생활권 CB1-3블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