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니 일단은 안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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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한항공 「보잉」707기가 소련에 강세 착륙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시민들은 혹시나 했던 참변의 우려를 벗고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파리」를 떠난 이 여객기가 21일 상오 한때 의문의 실종으로 보도되자 최종적으로 강제착륙 당했다는 보도가 나오기까지 약 4시간 동안 추락·공중폭발·비상착륙 또는 납치 등 네 갈래의 의혹을 자아낸 가운데 추락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긴장과 경악 속에 큰 충격을 주었었다.
지금까지 KAL항공기의 가장 큰 사고는 76년 8월 2일 「이란」에서 화물기가 추락, 승무원 5명이 전원 사망한 것 정도만 손꼽을 수 있었다.
실종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중구 남대문로 KAL본사와 중구 서소문동 서울지사 및 김포사무소에는 승객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초조해 했고 KAL측은 긴급대책본부를 구성하는 등 법석을 떨었으나 상오 11시40분쯤 『강제착륙 당해 승객들의 생명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소식이 새로이 알려지자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정치적으로 해결하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겠지…』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대책본부장 조중건 KAL부사장은 이같은 소식에 대해 『소련전투기에 의해 강제착륙 됐다는 소식이며 무엇보다도 걱정됐던 승객의 생명이 일단 무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소련은 영공을 침범했다고 하여 이런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나 앞으로 한국 정부의 외교노력으로 잘 수습될 것으로 희망한다. 승객들을 하루빨리 무사히 귀국시키는 것만이 앞으로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75년 3월 14일부터 개설된 KAL 구주노선에는 그동안 별다른 사고가 없었고 지난 4일 DC10기가 INS(자동항법「시스템」)가 이상이 생겨 출발 2시간30분만에「파리」로 회항한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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