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컴」에서 김해까지…전선 향한 10시간|새벽의 이륙…역풍으로 시간 더 걸려|현해탄상공서「스키·파커」로 바꿔입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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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본사 고정웅특파원(사진)은 「호놀룰루」에서 「팀·스피리트78」한미연합작전에 참가할 「스미드」부대의 공수작전을 취재하고 2일 하오 25사단 3진병력과함께 김해기지에 도착, 귀사했다. 다음은 고특파원의 태평양횡단 공수작전의 동승기.
○…1일상오2시30분(「하와이」 현지시간)-. 아직도 출발까지는 1시간30분이 남아있다.
「히컵」공군기지 정문까지 차를태워다준 미태평양사령부 공보장교「프레드·어서리」소령은 『그동안 밤낮없이 걸려오는 당신 전화때문에 10「파운드」가 줄어 덕분에 날씬해졌다』 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상오3시30분, 「캠프·스코필드」로부터 1대대 C중대 9소대 병력38명을 실은「버스」가 도착했다. 병사들의 표정은 차분하다. 탑승에 앞서 중대장 「질래스피」대위의 주의사항이 하달된다.
『마약이나 「마리화나」등 환각제 소지는 군법위반이다. 칼·도끼, 기타 흉기는 휴대할수 없다. 합중국 군대에의해 합중국 비행기가 납치되는일이 있어서는 곤란할테니까… (웃음).』
상오4시 이륙. C-141기의 살인적인 「제트」소음이 귓전을 할퀸다.
『순항속도 시속4백50「노트」(8백32km)입니다. 김해까지 6∼7시간이면 충분하지만 「헤드·윈드」(비행기의 머리쪽에 맞부딪는 역풍)때문에 10시간이상 걸릴것같아요.』 비행시간 2천시간경력의 소유자인 기장「헨리·스파니오」대위(35)의 설명이다.
「햄·샌드위치」·「오린지·주스」·닭튀김·「비스키트」·「드로프스」로 아침식사를마친 병사들은 대부분 「슬리핑백」을 뒤집어쓰고 일찌감치 잠을 청했다.
74년에 1년6개월 동안 한국근무를 했다는 「더햄」상병은 용산의「해밀턴·호텔」이 아직도 있느냐며 『예쁜아가씨들이 많았다』고.
8시간의 비행끝에 「괌」도에 도착. 땡볕이 이글거리는 계류장에는 월남전때하늘의 공포였던 B-52의 검은 꼬리들이 마치 고래떼의 유영처럼 줄지어 있었고 최신예 F-15「이글」기·F-11등 전투기들이 2대씩 짝을지어 이륙, 어디론가 날아갔다.
2시간동안의 재급유가 끝나고 다시 이륙, 기수를 한반도로 돌렸다. 2일 하오2시30분(한국시간) 『현재현해탄상공을 날고있다』는 안내방송이있자 병사들은 벌써부터「스키·파커」로 바꿔입고 털목도리를 두르는등 법석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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