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궁택씨의「가스·제로기」개발엔 한 제일동포의 숨은 공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젊은 실업인 이한상씨
연탄 「가스」 제거기 개발(본보 13일자보도)에 성공한 「미야자와·구니아끼」 (궁택방명·36) 씨의 숨은 노력뒤에는 한 제일동포의 말없는 후원이 뒷받침되었음이 밝혀졌다.
연탄 「가스」 에의한 인명사고라는 우리나라의 가장 현실적인 숙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준 후원자는 제일동포 이한상씨(42·일본이름 죽내창평·동경부황동구동상야1∼13∼7).제주도 출신으로 20년전 도일. 현재 동경에서 동보상사라는 부동산알선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소장 실업인.
이씨는 몇년전 우연한 기회에 1백80여건의 발명특허를 갖고있는 「미야자와」 씨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민들이 연탄 「가스」 로 인해 해마다 숱한 인명을 앗기고있다는 말과 함께 연탄 「가스」 제거를 연구해보도록 부탁겸 권유했다.
「미야자와」 씨가 이씨의 제의에 찬성은 했으나 자신이 다른 일로 바쁘기 때문에 뒤로 미루겠다고 하자 이씨는 연탄 「가스」제거기 연구는 발명가로서의 명성뿐만 아니라 대량생산할 경우 이익도 차지할수 있다고 연구에 착수할것을 거듭 독촉했다.
연구에 적극 협조키로 한 이씨는 즉시 5천만 「엔」 의 연구비를 대는 것은 물론 일본에서 구입할수 없는 연탄·연탄집게·화덕등을 한국에서 비행기로 실어날라 「미야자와」 씨의 연구실로 보냈다.
개발에 이르기까지 이씨가 실어나른 연탄만도 4백여장. 이씨는 「미야자와」씨가 다른 연구활동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또는 실비비로, 「가스」 정밀측정기조로 별도의 5천만 「엔」 을 지원했다.
이씨의 지원을 받은 「미야자와」 씨는 기옥현련마구북정3∼1∼11에 연구실을 차리고 조수 「히라자와·하루히꼬」 (호영간언)씨와 함께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당시 저공해「엔진」연구로 19개국에 특허권을 출원중이던 「미야자와」 씨는 「엔진」 이나 연탄이나 불완전 연소를 완전연소시킨다는 원리는 같을것이라는 착상에서 연구에 착수, 새로운 산화촉매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숱한 연탄 「가스」 연구가 벽에 부딪쳤던 최대의 난관은 어떠한 산화촉매제를 사용, 완전연소 시키느냐는것.
「미야자와」 씨의 신종 산화촉매제(신중산화촉매제)는 18가지의 화학물질을 섞은후 2천도의 고열에서 만든 것으로 완전 연소된 일산화탄소가 이를 텅과할때 공기만 적당히 공급하면 남은 일산화탄소를 거의 완전연소시킬수 있다는것.
「미야자와」 씨가 연탄「가스」제거기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문이 나자 이미 연구에 손을대고있던 몇몇 일본인들은 연구비를 대고있는 이씨에게 『돈만들이고 밑천을 뽑기 힘든 일이니 연구후원에서 손을떼라』 고 갖가지로 종용(?)또는 충고했으나 이에 굴하지않고「미야자와」씨를 지원했다는 것. 이기계를 1차로 실험한 한국의 KIST측도 하루빨리 실용상품화할 가치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지만 문제는 이의 생산단가.
「미야자와」 씨는 「가스·제로」 기를 사용함으로써 증가되는 열량·길어지는 연탄연소시간의 잇점 때문에 2백일에 한개의 연탄아궁이에서 4천원어치의 연탄이 절약되는 셈이므로「가스·제로」기1개에 4천원을 받아도 실수요자의 부담은 「제로」라는 계산이다. 「미야자와」 씨와 후원자 이씨는 앞으로 이를 대량생산할 업체를 만들면 이익을 반분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경=김경철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