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박사 명찰단 「가운」입고 왕사기·약든 왕진가방 휴대 &"주사때 금반지끼면 효과없다" 속여 훔쳐|의사 가장한 상습절도 주민들에 잡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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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왕진가방에 청진기·주사기·주사약·산부인과 의학박사라는 명찰이 붙은 「가운」까지 입고 다니며 몸이 약하거나 병석에 누운 가정주부들을 치료해 준다고 속여 금품을 훔쳐온 신종「눈가림절도」가 등장했다.
서울성동경찰서는 16일 문성근씨(49·동대문구 면목동)를 의료법위반및절도혐의로 구속하고 청진기1개, 흰「가운」 1벌, 주사기 1대, 「비콤」1㎖ 8개, 왕진가방 1개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문씨는 지난해 10월7일부터 8차례에 걸쳐 의사를 가장한 절도행각을 벌여오다 15일 주민들에 의해 붙잡힌것.
문씨는 15일 상오 10시30분품 유순열씨(39·여·동대문구 마장1동 461)집에 왕진가방을 들고 찾아가 평소 자주병을 앓아온 유씨에게『남편부탁으로 왔다』며「의학박사 문종석」이란 명찰이 붙은 「가운」을 끼어입고 영양제 주사 2대를 놓은 다음 유씨의 「스웨터」주머니에 있는 현금 10만원과 금반지7돈중짜리 1개등 20여만원어치를 훔쳐달아나다 유씨의 고함을 듣고 달려나온 주민들에 붙잡혔다.
문씨는 유씨 남편이 근무하는 회사의 의사라고 사칭하고 『주사를 놓을때 금붙이를 끼고 있으면 주사효과가 없다』며 반지를 빼놓게 한후 이를 훔쳐 달아났다는것.
문씨는 지난해 10월7일 문경섭씨(28·동대문구 용두동 39의411)의 동생 재섭씨(22)가 교동사고로 입원중인 용두2동 성인외과 의원에 나타나 원장과는 친구사이인 의학박사이며 이대부속병원 산부인과 의사라고 사칭, 진찰을 하며 재섭씨를 통해 가정상황을 알고는 문경섭씨에게 『윌셋방에 있을것이 아니라 내가 집이 4채인데 방1개롤 줄테니 집관리도 할겸 우리집에 와있으라』며 전세금 명목으로 55만원을 사취했고 재섭씨 입원실에 갖다 놓은 TV 1대·야외전축1대등도 이삿짐으로 날라다 준다고 속여 훔쳤다는 것.
또 문씨는 재섭씨가 차고 있던 시계를 몸에 좋지않다고 풀어놓게 한후 이를 훔쳐 달아나기도 했다.
문씨는 같은달 24일에도 이금선씨(59·여·성북구 보문2동 3가55의4)집에 이씨의 딸유정씨(29·영등포 시립병원 근무)가 보내왔다고 가족들을 속인후 같은 수법으로 이씨가 갖고있던 보석반지 1개 (싯가3만원)·시계 1개등을 풀어놓게하여 훔쳤으며 이씨의 맏며느리 이순화씨(39·성북구 보문2동 3가225의103)도 불러 치료를 받게하고 이씨가 갖고있던 금목걸이 3돈쭝짜리 1개, 금반지 l돈쭝반1개등을 훔쳐 달아났었다.
이밖에도 지난5일 문씨는 최명선씨(64·동대문구 답십리동 160의1)집에 들러 최씨에게 『아들 최강신씨(43·H대교수)가 아버님 진찰을 해보라고 보내서 왔다』며 자기는 최교수제자의 학부형으로 평소 최교수를 존경해왔다고 최교수를 칭찬, 자신을 믿게한 후 최씨에게 진찰과침을 놓고는 같은수법으로 금반지 5돈쭝1개, 시계1개등을 훔쳐 달아났었다.
또 지난 14일 추순련씨(54· 도봉구수유1동 88의4)집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범행하려다 추씨가 집에 없자 추씨가 안방에 끌러놓은 시계 1개를 훔쳤다는것.
문씨는 경찰에서 병원에 의료기납품을 해봤으며 군복무때 위생병으로 근무한적이 있어 주사놓는 요령을 알았고 시민들이 의사라면 믿어줄것 같아 시도해 본 범행이 들어맞자 범행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한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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