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에도 규칙성이 있다|미「시겔」교수 황당하다는 주장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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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환각이 언제 어느 때 어떻게 해서 왜 일어나며 그 황당무계한 듯이 여겨지는 복잡한 상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캘리포니아」대학의 「로널드·시겔」교수는 근착 「사이언티픽·아메리컨」지에서 환각의 정체에 대한 그의 지론을 펴고있다.
다음은 그 요지.
환각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중추 신경계를 통해 일어나는 보편적인 현상의 하나로 보아야한다.
환각에 대해 최초로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한 사람은 「브람스」의 「브리에르·드·보이스몽」이란 사람으로 그는 정신이상·광란·약물중독·악몽·꿈·무아경·고열 등의 상태에서는 과거의 기억이나 상상으로부터 하나의 상을 만들어 낸다고 결론지었다.
환각을 유발하는 인자에는「인슐린」저혈당증·열병·간질·정신착란·중증의 성병·감각이상·광석자극·전기자극·편두통·현기증·약물 중독 등이 있다.
환각은 옛날에 한번 경험했던 장면들이 서로 복합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언뜻 보면 불가해하기 이를데 없다.
그러나 분석해보면 기본 꼴이 있으며 사람들이 환각 장면을 또렷이 그려내지 못하는 것은 형태의 복잡성보다는 빛깔이나 명암의 차가 너무 심한 것이 서로 대비되어서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환각의 내용을 보면 형태는 부정형·선·곡선·거미줄·격자무늬·「터널」형·나선형·변화무쌍형이며 빛깔은 흑·자·맹·연·황·주홍·적·백의 8가지이며 운동 「패턴」은 부정형·수직·수평·사선·방사·집중·회전·파동형 등이다.
이러한 환각의 장면을 의학적으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수평선이 보이는 것은 눈꺼풀의 운동에 변화가 일어나 각막 상피에 주름이 접히는 때에 해당되며 붉은색 바탕에 검은 그물 같은 것이 보일 때는 망막의 간상체와 원추체에 혈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나타난다고 풀이한다.
또한 편두통과 함께 일어나는 환각은 눈부시게 환한 「지그재그」가 보통인데, 이 때는 뇌의 시각 중추에 있는 일단의 세포가 전기적인 자극을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환각현상은 한마디로 「무의식의 잔재」「기억의 급선회」라고 말할 수 있으며 환각이야말로 우리의 뇌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모든 생각과 경험의 창고가 풀려서 멋대로 나타나 보이는 것으로 분석해 보면 결코 복잡하거나 황당한 것만은 아니고 충분히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이언티픽·아메리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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