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폭식은 간암을 부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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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술이 직접 무서운 간암을 일으킨다는 어떤 확증은 없다. 그렇더라도 독한 술을 상습적으로 마시는 사람에게 간암이 많다는 사실은 임상적으로 알려져 있다.
『간암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암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지금 불명상태다. 그러나 간암환자의 80%에서 간경변증이 발견되고 있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일본 동경대학의학부의 「다오까·요시오」박사는 상습적인 음주를 간암의 용의자로 꼽는다.
대개 이른바 「깡술」을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인체내 과정을 거쳐서 간경변으로 이행하는 모습을 실험적으로 입증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위암이 많은 지역에서는 간암의 발생이 적은데 일본이나 한국은 이상스럽게도 위암과 간암이 같이 많다. 어떤 학자는 이러한 현상이 흰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들의 공통점』이라고 지적한다.
「다오까」박사의 말대로 간암은 위암·자궁암·폐암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에게 호발하는 암이다.
일본의 「이와따」박사는 백미 중에서 「라이조레시틴」이라는 간암발생 보조물질을 발견, 간암은 흰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의 숙명인 것처럼 말해 의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지금의 의학지식으로 어느 것이 진실인지를 단언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그러나 「간염→간경변증→간암」의 진행에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는 드물다.』
「다오까」박사는 간경변증의 원인으로서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알콜」을 지목. 무절제한 폭음을 삼가는 것이 간암예방의 「포인트」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50대는 간암의 공격을 잘 받는 시기.
헛배가 부르다, 식욕이 없다, 나른하다, 몹시 피곤하다, 체중이 줄어든다- 이 5가지 막연한 증상은 간암의 적신호일 때가 많다. 만약 배에 물이 차고(복수) 누렇게 뜨고(황달) 심한 복통을 느낀다면 간암은 대개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라는 「다오까」박사의 설명이다.
간을 흔히들 「침묵의 장기」라고 일컫는다. 어지간히 손상을 입어도 질병감을 주지 않 는다. 전체의 7할을 떼내도 간은 꿈쩍하지 않는다.
그래서 간암은 조기발견이 특히 어렵다. 일본 간암연구회의 발표에 따르면 1천1백15명의 간암환자 중 수술이 가능했던 환자는 2백89명이었는데 이중 21%이상이 수술 후 1개월 내에 사망했고 5년 이상 생존자는 26명으로 8.9%에 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세계의 암 학자들은 오늘도 어떻게 하면 간암을 일찍 발견해낼 수 있는지 맹렬히 연구하고 있는데 현 단계로서는 간기능 검사를 비롯해서 간「스캐닝」, 초음파진단, AFP(태아성단백)측정, HB항원의 존재 등을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다오까」박사의 설명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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