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3차 최 내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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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75년12월19일에 발족한 최규하 내각은 76년의 「12·4」 개각에 이어 20일 7부처 장관이 경질된 개편에 따라 3기를 맞았다. 「실천 내각」을 표방하고 출범한 최규하 총리는 75년 「12·4」 개각 때 법무·문교·건설·통일원·제1무임소 등 5부 장관이 교체됐고 최근 이리역 사건으로 교통장관을 바꾼 것을 빼고는 이번이 「중폭」으로 가장 큰 개편이 된 셈이다.
새 내각의 평균 연령은 53·6세. 민주당 정부 때를 빼고는 어느 내각보다도 고령. 최 내각이 들어설 때의 51·6세에 비교하면 평균 2세가 높아졌고 지난 71년 김종필 내각 출발 때의 48·8세 보다는 거의 4세가 늘어났다.
이같이 내각의 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장관의 재 등용률이 약 40%나 되는데에 큰 원인이 있는 것 같다.
고재필 제2무임소가 64세로서 최고령이고 장덕진 농수산이 43세로 가장 젊으며 김용환 재무 (45), 최각규 상공 (44), 김성진 문공 (46)도 40대.
60대는 고 제2무임소 외에 박찬현 문교, 이용희 통일원이 같은 60세로 3명 이어서 최 총리 (58)를 포함한 14명의 50대 장관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지난 11월28일에 개편된 일본의 「후꾸다」 (복전규부) 새 내각의 평균 연령 63·8세 (70대 5명·60대 13명·50대 3명)와 비교하면 최 내각은 10세나 낮은 편이다.
역대 정권에서는 민주당의 장면 내각 때 62·2세를 기록한 일이 있으나 이와 대조적으로 「5·16」 후 군정 때는 장관의 평균 나이가 40세여서 당시 박기석 건설 (현 도로공사 사장)은 34세로서 우리 나라 최연소 입각을 기록.
새 내각의 출신 성분은 △관료=9명 △군 출신=5명 △학자 =4명 △정치인=2명 △언론인=1명 등으로 구분된다.
군 출신의 노재현 국방 (육군 대장) 민병권 교통 (중장) 박원근 체신 (중장) 장경순 제l무임소 (중장) 고재필 제2무임소 (준장)의 별을 합치면 모두 17개. 그러나 군 출신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있으며 정통 관료의 입각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각료 중 김치렬 내무·김용환 재무·장덕진 농수산·최각규 상공·신현확 보사·심의환 총무처·고재필 제2무임소 등 7명이 고시 출신으로 내각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10대 의원 선거를 1년 남짓 남기고 있으면서 의원 겸직 장관의 수를 6명으로 불린 것도 이색적이다. 겸직 장관은 공화당에서 신형식 건설 (고흥-보성 출신) 신현확 보사 (군위-선산) 장경순 제2무임소 (김제-정읍) 등 3명이고 박찬현 문교, 민병권 교통, 고재필 제2무임소는 유정회 소속.
출신 대학별로는 △서울대 6명 (김 재무·이선중 법무·최 상공·장 동력자원·신 건설·신 보사) △고려대 2명 (장 농수산·김 문공) △연대 l명 (이 통일원) △경북대 1명 (심 총무처) △국민대 1명 (남 기획원). 의의로 일본 중앙대 출신이 많아 박 외무·김 내무·민 교통 (중퇴)·고 제2무임소 등 4명이나 된다. 이밖에 일본 유학 「그룹」으로는 최 총리가 동경고사, 박 문교는 명치대, 최형섭 과학기술처 장관은 조도전대 출신.
미국 유학파로는 남 기획이 「오클라호마」대 (경제학 박사), 최 과기처는 「노터데임」대(공학 박사) 출신으로 박사 학위 소유자이며 이 통일원 장관은 순수 국내파의 법학 박사.
지역별로는 영남 출신이 월등히 우세한 편. 도별 분포는 △경북=박 외무, 김 내무, 이 법무, 신 보사, 심 총무처 (5명) △경남·부산=노 국방, 박 문교, 최 과기처 (3명) △강원=최 총리, 장 농수산, 최 상공 (3명) △황해=장 동력자원, 민 교통, 김 문공 (3명) △전남=신 건설, 고 제2무임소 (2명) △경기=남 기획원, 박 체신 (2명) △서울=이 통일원 △충남=김 재무△전북=장 제1무임소 등의 순. 충북 출신은 1명도 없다.
현 각료 중 남덕우 부총리는 재무장관 5년을 포함, 8년 3개월간 재임해 역대 장관 중 최장수를 누리고 있으며 6년 6개월간 과기처를 맡은 최형섭 장관은 한자리에서의 최고 기록.
정부 수립 후 장관의 평균 수명이 1년 8개월인데 이번 입각한 장관을 뺀 최 내각의 평균수명은 2년 4개월로서 비교적 장수를 누리는 편이다.
새 내각이 내년 5월의 국민회의 대의원 선거, 11월쯤의 대통령 선거를 치를 포진으로 봐 3차 최 내각은 「선거 내각」의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내년 12월 제9대 대통령이 취임할 때는 내각이 일단 사표를 내어 재 신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3차 최 내각의 1차적 활동 기간은 1년간으로 봐도 될 것 같다. <조남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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