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신화 남긴 워싱턴·포스트지 1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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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로 대쪽같은 이름을 떨친 「워싱턴·포스트」지가 6일로 창간 1백주년을 맞았다.
영국의 유명한 신문 발행인 「노드크리프」경은 『나는 모든 미국 신문 중에서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가장 크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국회의원들이 아침 식탁에서 꼭 읽는 유일한 신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국회의원들만 읽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장관·법관 등 영향력 있는 인사들, 그리고 「모스크바」·북경의 지도자들까지도 읽는 신문이다.
1백년 전 「스틸슨·허친스」라는 사람은 「워싱턴」시에서 민주당 신문을 갖고 싶다는 꿈을 실현, 1877년12월6일에 「워싱턴·포스트」를 창간했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동지는 1933년 경매에 붙여져서 「유진·메이어」란 사람이 82만5천 「달러」에 사들였다.
그는 자기 딸 「캐더린·그레이엄」 (현 이사장)에게 경영권을 대폭 이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54년 경쟁지 「워싱턴·타임스·헤럴드」 (조간)를 8백50만「달러」에 사들이고 나서 독자는 두배로 늘어났고 조간 시장을 완전히 독점할 수가 있었다.
동지는 현재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와 「트렌턴·타임스」 (「뉴저지」주), 4개의 TV방송국, 그리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파리)의 주식 일부를 갖고 있다. 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는 공동으로 「뉴스·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기도 하다. 인기 높은 여걸이기도 한 「그레이엄」 여사의 경영 방침은 아주 특색이 있다』 그는 기자의 월급을 미국 신문 중에서 가장 높게 주고 있으며 해외 특파원 망을 대폭 확장하고 편집권의 독립을 철저히 보장해 주고 있다.
미국 신문의 쌍벽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양과 질의 차이에 특징이 있다. 미국·최대지라는 「뉴욕·타임스」는 실을 수 있는 모든 기사를 게재하는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기사를 엄선하되 중요 기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보도하는데 특징이 있다.
지난 71년 「뉴욕· 타임스」지와 「워싱턴·포스트」지는 미 국방성의 비밀 문서를 입수했다. 워낙 중요한 문서라 기자들도 망설였고 전담 변호사들도 폭로에 신중을 기할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그레이엄」 여사는 모두 폭로하도록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
부정을 덮어 둘 수 없다는 동지 방침 때문에 결국 「닉슨」 대통령이 물러나고 기자는 「퓰리처」상을 탔다.
기자들은 『편집국과 광고국은 항상 이혼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물론 큰 충돌이나 불화가 있을 때는 「그레이엄」 여사가 노련하게 중재한다.
완전히 「컴퓨터」화한 동지는 하루에 4백t의 종이와 1만5천「파운드」의 「잉크」를 사용한다.
발행 부수는 일간지가 54만1천부, 일요판이 74만1천부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이 완전하고 충분한 정보를 알고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회라야 한다. 이러한 기능은 바로 신문만이 할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자부심에 넘쳐 있는 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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