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수도 위치 곧 확정|박 대통령-후보지 몇 곳 이미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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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7일 하오 『행정 수도 이전을 위해 1백만명 미만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 설계를 꾸미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곧 위치를 선정하여 예산이 마련되는 대로 점차 토지를 매입하고 도로를 뚫은 뒤 연차적으로 중앙 행정 부처를 옮기며 마지막에 중앙청을 옮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민복기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원 판사 및 각급 법원장 34명의 예방을 받고 환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현재 몇 군데 후보지를 선정해 놓고 있으나 땅값이 오를까봐 현지에 가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새 행정 수도를 건설하는데 있어 아무리 빨라도 10년 내지 15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한 박 대통령은 『항간에서는 행정 수도 계획을 미리 발표한데 대해 추측들이 많은 것 같으나 이대로 두면 서울 인구가 오는 90년대에 1천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어 해결책을 강구하 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행정 수도를 옮길 경우 대법원도 함께 따라가게 될 것이므로 대법원 청사를 새로 지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서울 고등 법원과 지방 법원은 강남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행정 수도 건설 계획이 발표됨으로써 서울에 집을 지으려던 사람이 계획을 포기하는 등의 현상이 일어나 서울 인구 집중이 다소 둔화된 것 같다』고 지적하고 행정 수도 건설 후보지 지가 문제에 대해 『지난번 국회에서 통과된 임시 행정 수도 건설에 관한 특별 조치법으로 인해 지가가 크게 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일교 법원 행정 처장은 『이미 강남구 서초동에 4만평의 부지를 확보해 이들 법원의 건설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고 신고했다.
박 대통령은 법원 청사 및 법관 충원 전망, 법원 청사 현황 등에 관심을 표명했는데 민 대법원장은 부산을 제외한 각 시·도의 법원 청사가 모두 현대식 건물로 완성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전병덕 전주 지방 법원장에게 『이리시가 불행한 일을 당했는데 복구 작업이 잘 진척되고 있느냐』『민심은 어떠냐』고 자상히 물었는데 전 법원장은 『박 대통령의 특별한 배려로 모든 것이 정비되고 안정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 대법원 판사 및 법원장들에게 『지난 한해 동안 수고 많았다』면서 노고를 치하한 뒤 일기장 1권씩을 선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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