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카드 3사, 신뢰 회복 '카드' 내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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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1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로 3개월간 신규 가입이 금지됐던 KB국민·NH농협·롯데카드가 17일 영업을 재개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정보유출 관련 카드 3사에 내려진 신규 영업 정지 처분을 17일 자정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날이 토요일이어서 은행 및 지점을 통한 신용·체크카드 신규 발급은 사실상 19일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현금서비스·카드론·카드슈랑스·통신판매도 정상 영업이 가능해진다.

 카드 3사는 이번 3개월간 이탈고객 165만 명(탈회 기준), 손실금액은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대대적인 광고나 이벤트로 실적을 높이기보단 떨어진 신뢰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카드는 고객정보 보호 대책수립을 위한 특별팀(TFT)를 구성했다. 지난 3월부터는 정보보호본부 인력을 강화하고 고객정보 보호와 보안기능 수행을 위한 전담팀도 만들었다. 이에 국민카드는 올해 신규 채용 인원 35명 중 16명을 정보기술(IT)·정보보안 전문인력으로 확충한 바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이와 함께 지난 12월 출시한 훈민정음 카드를 중심으로 체크카드 등 새로운 상품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보안전문기업의 전문 컨설팅을 받아 금융보안통합 솔루션을 도입했다. 개인정보의 수집·보유·활용과 같은 단계별 정보보호를 철저히 하고 외주인력에 대한 상시 보안감독도 강화한다. 임직원의 현장교육은 물론 내부적으로 보안인력을 육성해 보안강화를 위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농협카드는 사고 이후 삼성 구조조정본부 출신인 신응환 사장과 신한카드 IT본부장 출신 남승우 부행장 겸 CISO를 영입했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정보보호 예산은 당초 올해 예산보다 늘려 획기적인 정보보호 대책을 조만간 마련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고객신뢰 회복을 통해 본격 영업이 정상화되는 19일부터 한도나 횟수 제한 없는 신용카드와 해외전용카드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카드 3사의 영업정지기간 동안 카드 POS단말기 해킹, 결제대행서비스업체 정전으로 인한 결제 마비 사태, 앱카드 명의도용 사건과 같은 관련 업계 사고가 끊이지 않아 단기간 내 신뢰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사고 카드사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등 책임자에 대한 징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장검사 및 검토가 4월 중으로 완료돼 늦어도 6월까지는 제재심의위를 통한 징계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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