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대졸 사원 채용 업체 줄어|대기업 입사는 바늘구멍-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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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에서의 11월은 취직 「시즌」. 각 기업은 모두 내년 3월 대학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11중에 거의 입사 시험을 실시한다.
10월중에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평소 입사를 희망해오던 몇개 회사를 찾아다니며 취직 상담을 한 후 최종적으로 어느 회사입사 시험에 응할 것인지를 결심하게 된다.
일본 대학 당국이나 직업 전문 조사 기관은 올해 취직의 문은 「사상 제일 좁은 문」이어서 일류 기업 취직이 예년에 비교할 수 없을 이만큼 어렵다고 보고 있다.
문부성에 따르면 내년 3월 대졸 예정자는 35만8천여명으로 이중 남자가 21만5천명.
대학에서 성적이 상위에 속하는 학생들이 한번쯤 응시를 생각해 볼 만한 대기업의 경우 경쟁률은 4∼6대 1정도이나 「사상 가장 좁은 문」이라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큰 회사에서는 10월의 졸업 예정자 취직 상담, 회사 방문기간에 찾아온 입사 지망 후보자를 미리 내정해 놓고 시험은 거의 형식적으로 치르기 때문.
뿐만 아니라 불황 때문에 아예 신입 사원 채용을 포기한 회사도 많다.
대체적으로 증권·보험·백화점 업계는 예년 수준만큼 신입 사원을 뽑을 예정이나 불황에 계속 빠져 있는 조선·섬유·철강 업계에서는 신입 사원 채용을 포기하거나 극소수 채용 원칙을 택하고 있다.
일립 조선은 3년 연속, 동양방직은 2년째 신입 사원을 모집하지 않기로 했고, 철강 업계에서 주우 금속 공업은 작년 채용 수준 1백8명에서 40명 정도로 신입 사원 채용을 많이 줄였다. 대기업의 경우 3사중 1개 사는 올해 신입 사원 모집 계획이 없다.
일본에서는 회사가 마음대로 언제나 입사 시험을 치를 수 없게 돼 있다.
후생성과 경제 단체 연맹이 중심이 된 중앙 고용 대책 협의회가 10월을 대학 졸업 예정자의 회사 방문기간, 11월1일을 입사 시험 해금일로 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 채용의 공평과 입사 시험 과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것.
삼릉 상사의 경우 6백여명이 응시, 4대 1의 경쟁율 (채용 예정 인원 1백50여명)을 보였고, 3년만에 신입 사원을 뽑게 된 일본 항공의 경우는 35명 모집에 2백26명이 응시, 경쟁율이 6대 1이 넘었다.
경쟁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일류 기업 취직이 「하늘의 별 따기인 것」은 일본의 특유한 이른바 내정 제도 때문이다.
즉 「회사 방문기간 중」에 대학 졸업 예정자를 면담한 후 회사측은 미리 유망한 사람을 골라 『우리 회사 입사 시험에 응시하러 오라』고 권유한 사람만이 응시하게 되는 것이다. 시험 전에 내정이라는 또 하나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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