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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먹기 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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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프랑크푸르트」시를 비스듬히 흐르는 「마인」강의 좌안. 「작센하우젠」이라고도 부르는 이 구역에선 어둠이 들기 시작하면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즐비한 목로주점들에선 거의 약속이나 한 듯이 합창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정각 그런 목로주점에 들어가 보면 더욱 재미있는 장면이 벌어져 있다. 백발의 노신사에서부터 20대의 여대생에 이르기까지 어깨동무를 하고 길다란 나무의자에 앉아 몸을 좌우로 흔들며 그 합창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목로주점에서 파는 술은 「애플·와인」, 사과술이다.
청주 빛깔을 한 이 술은 얼른 맛보기엔 새콤한 듯 하지만 엷은 단맛이 곁들여 청량음료 같기도 하다. 술맛은 있는 듯 마는 듯. 커다란 「조끼」에 넘실넘실 부어주는 이 술은 온몸을 은은한 취기 속에 잠기게 한다. 한「조끼」에 5백원쯤 받는다.
요즘 우리 나라의 대구에서 시민축제가 벌어진 가운데 사과 많이 먹기 대회가 벌어졌었다고 한다. 7분 사이에 11개를 먹은 시민이 1등.
사과의 고장에서 이런 행사가 벌어진 것은 유쾌한 일이다. 올해는 더구나 사과가 풍년을 이루어 34만t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의 연평균 사과수확량은 31만t쯤 된다. 한 때는 20만t에도 이르지 못했었는데. 연년이 조금씩은 늘어나고 있다.
이들 과목들은 대부분 고목들이어서 앞으로의 수확이 걱정스러운 것도 같다. 요즘은 오히려 귤 값이 사과 값에 가까워져 가고있다. 어느 편이든 과실이 풍족한 것은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반가운 일이다.
사과의 발상지는 남「유럽」·서남「아시아」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인류의 역사는 사과의 전설과 함께 「아담」「이브」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성경의 기록도 있다. 「스위스」의 한 호반에선 4천년 전의 사과가 두개 발견된 일이 있었다.
지난 2천년 동안에 알려진 사과의 품종은 무려 1만종도 넘는다. 미국에서만 해도 7천 종의 개량품종이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는 품종은 10여종.
우리 나라엔 3백년 전부터 중국에서 이식되어 재배됐었다고 한다. 우량품종의 영농재배는70년 전 원산에서 시작되었다. 요즘은 풍토에 적응하는 개량종들이 많아 대구뿐 아니라 예산 등지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늦가을 보기에도 신비로운 빛깔의 사과를 먹는 그 신선감과 감미로움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앞으로 더욱 활발한 품종개량과 함께 사과를 이용한 식생활의 개선도 기대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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