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22명이 합주-합창단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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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해의 낙도 분교 이화국민학교(교장 박한영·53) 소이작도분교는 전국 유일의 전교생 합주·합창단 학교다. 서해 덕적도 군도의 하나인 소이작도에 있는 이 학교는 전교생이래야 모두 22명(1학년6명, 3학년6명, 4학년1명, 5학년9명) 이지지만, 이들 모두가 합주·합창단원이 돼 악기를 연주하고 합창을 하는 즐거움에 섬마을도 외롭지가 않다.
악기 또한 어느 학교에 못지 않아 「아코디언」1개, 「오르간」2대, 「실로폰」3개, 큰북1개, 작은북1개, 「트라이앵글」1대, 피리10대, 「하모니카」10개 등 전교생수보다 많이 갖춰져 있다. 이곳의 행정구역은 경기도 옹진군 영흥면 이작2리.
1·6평방km에 5가구1백43명(남76, 여67)이 사는 섬 마을이다.
이 학교에 음악이 되기 시작된 것은 3월부터의 일.
순환근무제에 의해 신영국 교사(41)와 정해옥 교사(37) 등 부부교사가 인천에서 이곳으로 부임해 오면서부터였다. 부임 당시 도교 위에서 실시한 학력검사에서 전교생 27명 가운데 5학년의 성적이 1백점 만점에 평균13점인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국어 해독력에 우선 힘을 기울여야 했다. 학습 성취도가 눈에 띄게 좋아져 7개월만에 다시 실시된 학력고사에서 5학년의 성적이 평균 56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에 큰 용기를 얻은 부부교사는 어린이들의 메마른 정서를 순화할 수 있고 학교생활에서 즐거움을 얻어 학습에 대한 의욕을 갖도록 하기 위해 그해 10월 합창단을 만들었다. 박자와 화음이 맞지 않아 좀처럼 합창이 되지 않았다. 창단 후 얼마 후에 부천군 관내 국민학교 예능대회가 있음을 알고 이 대회에 출전키 위해 1주일 동안 밤낮없이 연습을 시켰다.
이를 계기로 교육청으로부터 악기를 지원하겠다는 통보가 왔다. 악기들이 도착하자 그림책에서만 보던 악기를 보고 어린이들은 뛰며 좋아했다.
모든 어린이에게 악기를 돌려가다 다뤄보도록 했다. 연습은 차차 결실을 보아 8개월만에 20여 곡의 「레퍼토리」를 서투른 대로 연주할 수 있었다.
『하면 된다는 의지를 심어준 것이 더없이 보람』이라며 부부교사는 교육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증하고있다. <덕적도=김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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