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까지 엉뚱한 구설수|서독-이의 매스컴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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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카플러」사건 이후의 독·이간 「매스컴」전쟁(본지 9월5일자 3면 보도)은 그칠 줄을 모른다.
주간지에서부터 포문을 연 「매스컴」전쟁은 이제 권위지로 번져 양국의 신문이라면 모두가 한마디씩 상대방을 꼬집기에 지면이 좁다.
그렇잖아도 열세이던 서독 신문들은 과격파 도시「게릴라」에 의한 은행인 「슐라이어」납치사건에 대해 「이탈리아」신문들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자 모조리 흥분, 심지어 점잖은 논조로 유명한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 신문마저 「로마」교황을 들먹이기에 이르렀다.
『교황은 왜 은퇴를 하지 앉는가』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다룬 9월 16일자 이 신문은 건강상의 이유로 교황의 은퇴는 당연하다고 반「페이지」에 걸쳐 강조했다.
「바오로」교황이 만 80세가 되는 26일을 겨냥한 이 기사는 세계 7억의 「가톨릭」신자를 위해선 보다 젊고 참신한 교황으로 승계되어야 한다는 게 주요골자-.
이에 덧붙여 13세기말 「죌리스틴」 교황이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한 적이 있다는 고사까지 꺼냈는가하면 역대 교황의 취임시 평균연령은 현 교황의 취임시보다 1년이 젊은 64세, 사망연령은 79세라는 통계까지 밝혀주고 있어 「바티칸」으로선 무엄(?)하기 짝이 없는 기사라 하겠다.
여하간 현 시점에선 아무런 은퇴조짐이 없다고 결론지은 이 기사는 「카플러」·「슐라이어」 사건 후 「이탈리아」에 대해 서독사람들이 갖고있는 악감정의 일부라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카플러」사건과 서독정부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슈미트」 서독수상의 유화적인 의회발언은 어디까지나 정부 「베이스」의 고등외교술수-.
투석으로 인한 만신창이를 각오하지 않는 한 서독자동차들의 「로마」여행이 불가능한 시점의 신문전쟁인 만큼 앞으로 또 얼마나 「쇼킹」한 폭로기사가 뒤따를지 기대해 봄직하다. 【본=이근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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