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이디오피아-사막전 확대|미-소 측면 지원으로 더욱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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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모가디시오 28일 AFP동양】미영의 지원을 받는 「소말리아·게릴라」 군과 소련의 지원을 받는 「이디오피아」군은 지난 26일부터 「이디오피아」 동부 「오가덴」 지구에서 연 3일째로 치열한 지상 및 공중전을 벌여 쌍방의 수백명이 피살되고 여러 대의 「탱크」가 파괴됐으며 여러 대의 전투기와 수송기 등이 격추되는 등 동부「아프리카」에서 벌어져온 종래의 소규모 「게릴라」전이 동서 강대국들의 군사 지원을 받는 대규모의 사막 전면 전쟁으로 확대됐다.
서부 「소말리아」 해방 전선 (WSLF)군은 28일 성명을 통해 「이디오피아」 「하레르」 주 「다그부르」에서 대규모의 「이디오피아」 공정 부대를 전멸시키고 「오가덴」지구 남쪽 「오우아르데레」읍과 「발레」주 11개 읍을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아디스아바바」의 「이디오피아」 군사령부는 28일 「이디오피아」 동부 「오가덴」 지역에서 「소말리아」군 3백명 이상을 섬멸했다고 발표했다.

<해설>미-소 대리 전으로 번질 기미
「이디오피아」 동부「오가덴」 지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야기된 「소말리아」와 「이디오피아」의 충돌은 미소가 각각 이들을 적극 지원하고 나섬으로써 동북아 전략 요충지에서의 미소 대결로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소말리아」 무기 제공은 최근 탈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소말리아」를 결정적으로 우족회시키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련은 74년 친미적이었던 「셀라시에」 황제를 축출하고 정권을 잡은 군사 정권이 좌경하자 「이디오피아」를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소말리아」가 탈소 태도를 보이자, 「소말리아」를 포기하고 대신 「이디오피아」를 소련의 대「아프리카」 교두보로 삼기 위해 「이디오피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미소가 종전까지 무기를 제공했던 나라가 이제는 입장이 뒤바뀌어 있기 때문에 자국의 무기를 상대로 전투한다는 점이다. 미국과 소련이 각각 「소말리아」와「이디오피아」를 지원하고 있는 것은 이들 지역이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고 서방 석유 수송로인 「수에즈」 운하의 목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인 가치가 있고 또 「아프리카」 세력 신장이라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소말리아」와 「이디오피아」의 전쟁에서 미소가 얼마만큼의 「개입」을 하느냐에 따라 「앙골라」에 이어 다시 한번 미소의 대리 전쟁이 될 공산이 크다. <김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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